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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학술 출판에서는 신진 연구자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1980년대 중반에 태어난 사회학자 김정환의 첫 책 '몸, 스펙터클, 민주주의'와 해외에서 학제 간 인문예술학으로 자리 잡은 영화미디어학의 국내 제도화에 힘써 온 김지훈의 '위기미디어'가 그 예다. '위기미디어'는 옥스퍼드대 출판부에서 낸 저자의 두 번째 책에서 사유를 확장해 집필한 첫 국문 연구서.
한 분야를 깊이 파온 중진 연구자들도 역량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학술적 성과가 워낙 도드라진다"는 찬사를 받은 '아리
손오공릴게임예시 스토텔레스의 신학' "자기 언어로 포스트휴먼 담론을 정교하게 정리했다"고 평가된 '애프터 해러웨이', 평생 종교와 폭력 문제를 탐구해온 저자의 '전쟁과 양심'이 대표적. '모두의 민주주의' 역시 "오랫동안 큰 스케일을 갖고 한 주제에 집중해온 대작"이라고 호평받았다.
노동문학의 현재를 묻는 '문학의 민주주의', 이론과 현실을 함께 다룬 '
골드몽릴게임릴게임 다시 쓰는 자살론', 21세기 주목받는 사상가 브뤼노 라투르의 철학을 다룬 '가까스로-있음', 서울올림픽이라는 익숙한 서사를 새롭게 바라보는 '1988 서울, 극장도시의 탄생'은 오늘날 꼭 필요한 역작으로 주목받았다.
가까스로-있음·김홍중 지음·이음 발행·400쪽·3만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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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스로-있음
김홍중 지음·이음 발행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 경험에서 출발해, 21세기 인간을 안정된 실체가 아닌 '가까스로 있는' 존재로 포착해낸다. 프랑스 과학기술학 연구자 브뤼노 라투르의 철학을 통해 '생태 파국'을 시급한 사회적 의제로 논의해야
쿨사이다릴게임 한다고 주장한다. 이때 파국주의는 비관이 아니라, 현실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가능성을 모색하는 역설적 태도다.
다시 쓰는 자살론·김명희 지음·그린비 발행·616쪽·3만5,000원
▦다시 쓰는 자살론
릴게임바다신2 김명희 지음·그린비 발행
에밀 뒤르켐이 19세기 말 개척한 사회학적 통찰을 21세기 한국 사회의 자살 현상에 적용한 문제작. 자살을 경제적 양극화, 권위주의, 신자유주의 경쟁 체제, 젠더·세대·지역 불평등 같은 한국 사회의 구조적 요인들이 만든 집단적 비극으로 보고, 통계와 사례를 통해 이를 입증한다. 사회학적 관점의 자살 연구서.
모두의 민주주의·김정인 지음·책과함께 발행·472쪽·2만8,000원
▦모두의 민주주의
김정인 지음·책과함께 발행
12·3 불법계엄의 후폭풍 속에서 한국 민주주의 현대사를 탐색한다. 한국 근현대사를 재해석하는 '민주주의 한국사' 3부작의 완결편. 통사적 구성이 아닌 미국, 반공, 민족, 개발, 독재, 민중, 시민사회라는 7가지 개념을 중심으로 서술한다. 민주주의가 절대적 신념으로 자리 잡은 시대, 역사 향방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몸, 스펙터클, 민주주의·김정환 지음·창비 발행·396쪽·2만6,000원
▦몸, 스펙터클, 민주주의
김정환 지음·창비 발행
1980년대생 사회학자가 80년대 민주주의를 다시 썼다. 민주화 상징인 박종철·이한열 열사의 영정부터 한강의 '소년이 온다'까지, 민주주의를 지키려다 부서진 몸들의 이미지를 탐색하고, 광장에서 모두가 빛을 발했던 오늘의 민주주의를 성찰한다. '일상의 실천'으로서의 민주주의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책.
문학의 민주주의·장성규 지음·역락 발행·488쪽·3만8,000원
▦문학의 민주주의
장성규 지음·역락 발행
1988~2006년 활동한 구로노동자문학회를 중심으로 한국 노동자 글쓰기의 흐름을 문학사 속에 놓으려는 시도. 지식인 엘리트 중심의 기존 문학사에 균열을 내고, 텍스트 곳곳에 남은 노동자들의 목소리로 '아래로부터의 문학사'를 모색한다. 문학회의 형성과 활동, 구성원의 증언 등을 통해 노동문학의 또 다른 미래를 비춘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신학·김상봉 지음·길 발행·1,932쪽·20만 원
▦아리스토텔레스의 신학(전 2권)
김상봉 지음·길 발행
서양철학의 토대를 다진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 중 제12권 신학 전문을 번역해 주석을 단 책. 대부분 주석이 책이나 논문의 해당 쪽수만 소개하는 데 반해 저자는 필요하다면 긴 문단이라도 그대로 인용하고 번역했다. 고대 그리스어, 중세 라틴어, 근현대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까지 원문으로 제시한다.
위기미디어·김지훈 지음·아카넷 발행·736쪽·3만6,000원
▦위기미디어
김지훈 지음·아카넷 발행
기후위기, 팬데믹, 전 지구적 내전과 시민봉기, 빅데이터 감시사회의 형성 등 21세기 동시에 닥친 정치적, 기술적, 생태학적 위기를 '위기미디어'라는 관점에서 정의하고 분석한다. 20세기 개념인 매스미디어를 넘어 기술·자연까지 아우르는 더 넓은 수준에서 미디어를 다시 사유하고 개념을 확장하려는 초학제적 시도다.
1988 서울, 극장도시의 탄생·박해남 지음·휴머니스트 발행·384쪽·2만4,000
▦1988 서울, 극장도시의 탄생
박해남 지음·휴머니스트 발행
1988년 서울올림픽을 군사독재 말기의 3S 정책이나 국위선양 프로젝트라는 익숙한 틀을 넘어 새롭게 바라본다. 서울올림픽의 사회사적 배경과 준비 과정, 개최 이후 사회 변화를 탐색한 후 올림픽을 사회 형성에 영향을 미친 거대한 '공연'으로, 서울을 '극장도시'로 규정한다. 우리가 넘어서야 하는 것은 88년 체제라고 역설한다.
애프터 해러웨이·김애령 지음·봄날의박씨 발행·360쪽·2만1,500원
▦애프터 해러웨이
김애령 지음·봄날의박씨 발행
가장 영향력 있는 현대 철학자 중 한 명인 도나 해러웨이의 텍스트를 읽고 쓰고 엮은 책. 인간과 비인간, 기술과 생물학의 경계를 허문 해러웨이의 작업은 지난 50년간 페미니즘, 과학, 포스트휴머니즘 사상에 영향을 줬다. 해설서가 아닌 활용서를 지향하며 청계천 복원, 상업적 대리모 등 오늘의 문제를 사유하는 데 도움을 준다.
전쟁과 양심·강인철 지음·성균관대출판부 발행·548쪽·3만6,000원
▦전쟁과 양심
강인철 지음·성균관대출판부 발행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를 통사적으로 추적한 최초의 역사서. 양심적 병역거부의 국제적 흐름을 개괄하고, 첫 번째 거부자가 나온 한국전쟁 때부터 2000년까지 반세기 한국사를 다룬다. 지난 세월 양심적 병역거부로 실형을 선고받은 이들은 약 2만 명. 한국적 특수성을 비교역사적 접근으로 짚어낸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