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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해준송효
날짜 : 25-07-07
조회 :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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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6월 9일 연세대 교문 앞에서 전경이 쏜 최루탄에 맞고 쓰러진 경영학과 2학년생 이한열(앞쪽).
조선일보는 이튿날인 6월 10일자 사회면에 2단 크기로 ‘시위 연대생 1명 중태’라고 전했다. 기사는 “연세대 경영학과 2년 이한열군이 9일 오후 5시 5분쯤 시위 도중 교문 앞에서 최루탄 파편으로 보이는 물질에 머리 뒷부분을 맞아 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중태다”라고 시작한다.
연계영업 6월 11일자에선 사설 ‘남발되는 최루탄-이한열군의 중태 소식이 가슴 아프다’(2면), ‘이송되는 중태 연대생 이한열군’(10면), ‘이한열군 계속 중태, 머릿속 이물질 제거 수술 못해’ ‘안총장 담화 “충격 금할 수 없다”’(이상 11면)로 3개 면에 걸쳐 전했다.
이 주택금융공사 보금자리론 한열이 병원으로 이송되는 순간 사진을 실은 조선일보 1987년 6월 11일자.
이한열의 상태에 대한 소식은 거의 매일 이어졌다. 이한열의 소생 여부가 한국 민주화의 커다란 분기점이 될 것이란 점을 느끼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된다. 좀 길지만 열거한다.
‘이군 의식불명 사 생에최초주택자금대출 흘째 “악화 우려 수술 못해” 산소마스크로 연명’(6월12일), ‘이군 계속 혼수상태 “원인 밝혀라” 연대 상대교수 성명’ ‘정밀 검사실로 가는 이한열군’(6월 13일), ‘“이군 회복 가능성 없어/담당 의사 뇌부종 증가?수술도 어려워”/연대, 기말고사 연기’(6월 14일), ‘이군 혼수 일주일 호전 기미 없어’(6월16일), ‘혼수 8일째 이군 어떻게 될 든든학자금 지급신청 까/ 혈압 맥박 장운동 일시적 호전/ 뇌속 이물질로 의식회복 힘들어’ ‘이군 소생 기도회 연세대서’(6월17일), ‘이군 혼수 계속’(6월 18일), ‘이한열군 10일째 사경/ 빈혈증세 나타내’(6월19일), ‘연대 교수-동문들 이군 소생 기도회’ ‘이한열군 가족에 연-고대 교수 성금’(6월 20일), ‘최루탄 부상 연대생 가족들 손배소 청구’(6월 21일 동양 산업은행 ), ‘이한열군 폐렴 증세’(6월 23일), ‘이한열군 기관지 수술’(6월 25일), ‘이한열군 혼수 17일째 숙대 교수들도 성금’(6월26일), ‘6개대 교수 70명 이군 소생 기도회’(6월 27일), ‘김대중 민추의장 이한열군 문병’(7월 1일).
1987년 7월 5일 새벽 사망했다. 조선일보는 당일 아침 신문에 소식을 전했다.
혼수상태에서 사경을 헤매던 이한열이 세상을 떠난 시간은 7월 5일 새벽 2시 5분쯤이었다. 조선일보는 당일 아침 신문인 5일자 사회면 톱으로 ‘이한열군 사망/ 오늘 새벽 최루탄 부상 27일 만에’라고 바로 소식을 담았다.
“연세대생 이한열군(20·경영학과 2년)이 입원한 지 27일 만인 5일 새벽 2시 5분쯤 세브란스병원 중환자실에서 사망했다. 병원 측은 이날 오전 3시 20분쯤 이군의 직접 사인은 심폐기능 정지이고 중간 선행사인은 폐렴, 최초의 선행사인은 뇌손상 중 첫째는 두개강내출혈, 둘째는 뇌가 흔들리는 뇌좌상, 셋째는 두개강내 이물질이 들어간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략) 이군이 사망할 당시 주치의 정상섭 박사(신경외과)와 이군의 아버지 이병섭씨(55)가 이군의 죽음을 지켜봤으며, 이군의 어머니 배은심씨(49)씨는 중환자실 밖에서 연신 “한열이를 살려내라”고 울부짖었다.(하략)”
사망 시각이 오전 2시 5분, 사망 발표 시각이 오전 3시 20분이었는데 당일 아침 신문에 소식을 전할 수 있었던 것은 돌아가는 윤전기를 세우고 새로 인쇄를 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이날 신문 10면에는 ‘생전의 이한열군 이모저모’ 기사도 실었다. 사망을 대비해 미리 준비한 기사였을 것이다. ‘경영인 꿈꾸다 ‘현실’에 눈돌려/ 시-음악 좋아하는 감성적인 성격/ 서클 활동 통해 비판적 안목 키워’라고 부제를 달았다. 이후 이한열 관련 기사는 빈소 표정, 허탈해하는 의료진, 추도 대회, 장례식, 추모 시위 등으로 이어졌다.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9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에서 열린 제38주기 이한열 추모제에서 한 참석자가 헌화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6.9/뉴스1
이한열의 죽음은 이해 1월 14일 고문을 받다 세상을 떠난 박종철의 죽음 6개월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87년 체제’는 젊은이들의 희생 위에서 그렇게 세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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