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정효빈 연세대 교수, 권순경 경상국립대 교수, 보니 버거 미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교수, 백민경 서울대 교수, 홍아름 조선비즈 기자./연세대





지난해 노벨 화학상은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인공지능(AI)을 개발한 연구자들에게 돌아갔다. AI는 생명과학 연구의 지형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단백질 구조 예측, 신약 후보물질 발굴, 단일 세포 분석까지 이젠 바이오에서 AI 없는 연구는 상상하기 어렵다.
지난달 25일 연세대 신촌캠퍼스에 국내외 AI·바이오 분야 여성 연구자 4인이 모였다. ‘계산분자생물학 연구(RECOMB) 2025′ 행사의 운영위원장인 보니 버거(B양도소득세절세법
onnie Berger) 미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교수와 한국차세대과학기술한림원(Y-KAST) 대표 간사인 권순경 경상국립대 교수, 노벨상 수상 논문의 제1저자인 백민경 서울대 교수, 단세포공간유전체학 전문가인 정효빈 연세대 교수가 참석해 AI의 바이오 연구 적용 현황과 그 한계, 미래 전망을 논의했다.
이날 대화는 AI와 생명과학의 집합투자증권
통합이 어떻게 연구 현장을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버거 교수는 ”지난해부터 ’생물학을 위한 생성형 AI‘ 강의를 시작했는데, 홍보도 안 했는데도 학생들이 몰려들었다“며 ”이제 AI가 바이오 연구의 중심이 됐다“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들도 연세대에서 열린 RECOMB 2025 서울 콘퍼런스에도 AI 관련 논문 비중이 예년에 비해 많이 늘었다고무료야마토릴게임
입을 모았다.
하지만 대화가 이어질수록, 기술의 급진적인 진보와 연구 현장 사이의 간극이 더욱 또렷하게 드러났다. AI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교육에 필요한 지원은 부족했다.
버거 교수는 ”수업을 하면서 학생들에게 AI 코딩 실습을 시키기 위해 개인적으로 그래픽처리장치(GPU) 장비를 구매해야 했다“며 ”부족한 연산 온라인 릴게임 손오공
자원은 구글 코랩의 무료 크레딧으로 겨우 메웠다“고 말했다. 그는 ”한 학생이 실수로 구글 클라우드에서 데이터를 잘못 관리하는 바람에 8000달러(약 1100만원)가 청구됐다“고 했다.
한국도 사정은 비슷하다. 백민경 서울대 교수는 ”현재 한국 정부는 AI 연구 예산을 확대하고 있지만, 연구비만큼이나 인프라 투자도 중요하다“며 ”슈퍼컴퓨터해성산업 주식
나 GPU 기반 환경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성과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지난달 대기업을 제외한 산학연 405개 기관을 대상으로 GPU 수요를 조사한 결과, 전체의 45.9%가 GPU 자원이 6개월 이내에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특히 응답 기관의 79.2%는 1년 이내에 GPU가 필요하다고 밝혀, 대다수 기관이 다급한 사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계산분자생물학 연구(RECOMB) 서울 2025 콘퍼런스를 위해 한국을 찾은 보니 버거 미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교수./연세대


데이터 활용의 제약도 문제다. 단백질 구조 예측 AI가 등장해 혁신을 일으킬 수 있었던 이유는 전 세계의 실험 데이터를 표준화해 단백질 데이터뱅크(PDB)에 모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AI로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정효빈 연세대 교수는 ”AI를 바이오에 적용하는 데 또 다른 큰 장벽은 데이터 프라이버시“라며 ”AI 모델을 구축하려면 대규모 훈련 데이터가 필요한데, 환자 유래 유전체 데이터, 마이크로바이옴(공생미생물), 임상시험 정보 등은 엄격한 보안 규제로 인해 국가 간 또는 기관 간 데이터 공유를 통한 빅데이터 수집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다자간 동형암호‘ 기술이 소개됐다. 각 병원이 데이터를 자체적으로 보관하면서 암호화된 중간 계산값만 공유해 AI가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버거 교수는 ”영국 바이오뱅크와 미 국립보건원(NIH) 프로젝트에서 이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인프라에 그치지 않는다. AI와 바이오를 연결할 수 있는 인력 자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백 교수는 ”AI만 가르치는 수업은 많은데, 생물학과 연결해 주는 교육은 거의 없다“며 ”AI를 생물학자에게, 생물학을 AI 전공자에게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버거 교수 역시 ”MIT에서도 1년 전까지만 해도 10년 전 딥러닝(deep learning) 내용을 그대로 가르치고 있었다“며 ”시대에 맞춰 새로 짠 커리큘럼이 필요하다“고 했다. 딥러닝 은AI 기계학습의 한 분야로, 인간의 뇌 구조를 모방한 다층 신경망을 이용해 데이터를 학습하고 예측하는 기술이다.
권순경 경상국립대 교수는 ”바이오와 AI 융합 분야의 교수를 모집해도 지원자가 없다“며 ”AI 전문가들은 졸업하자마자 억대 연봉을 받고 대기업으로 빠져나가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인재를 학계에 데려와 유지하기 위한 전략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연구자들은 AI가 바꿔놓을 생명과학의 다음 10년에 대해 확신에 찬 전망을 내놓았다. 권 교수는 ”지금까지는 분자 중심의 과학이었다면, 앞으로는 AI 주도로 데이터 기반 과학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 역시 ”AI와 바이오 분야의 융합이 생체 분자의 구조 예측이나 개별 층위의 데이터 분석을 넘어서 동물실험 없이도 세포 수준의 시뮬레이션(모의실험)을 가능케 하는 ’가상 세포‘ 개념으로 확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 교수는 AI와 바이오의 융합을 위해 새로운 통합 AI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단백질부터 세포, 조직, 임상시험 데이터를 각각 따로 분석하지만, 앞으로는 이를 통합해 이해하는 AI 모델이 필요하다“며 ”향후 10년간 가장 중요한 과제는 이 시스템 전체를 통합하는 AI 모델 아키텍처를 개발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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