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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최민희 언론개혁특위 위원장이 지난 20일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바이든-날리면' 논란 같은 경우 1심에서 MBC가 지지 않았나. 정정보도 판결이 나왔는데 그러면 그 이후 해당 표현(바이든은)이 온라인상에 돌아다닐 때 (심의기구가) 다 삭제할 수 있는 명분고려반도체 주식
이 생긴다. 세상에 이런 법안은 없다.” (김보라미 법률사무소 디케 변호사)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허위조작정보를 근절하기 위한 법이라고 하지만 언론현업단체들은 권력 감시가 위축될 뿐이라고 반발했다. 특히 언론의 '해할 의도'를 추정하는 조항과 '한국판 DSA(디지털서비스파인디지털 주식
법)'라는 표현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 비판이 나왔다.
언론사 입증 책임 전환하는 '해할 의도 추정'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3일 발의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의 핵심은 '징벌적 손해배상'이다. 개정안 44조의10(손해배상)에 따르면 '사실이나 의견을 불특정 다수에게 전달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자'가 '허위조작정슬롯종류
보'임을 알면서도 '타인을 해할 의도'로 손해를 가한 경우 대상이 권력자인 것과 무관하게 최대 5배 배상금을 물어야 한다. 손해배상 청구 자격에 권력자가 제외되는지가 쟁점이었는데 결국 포함됐다.
개정안은 '타인을 해할 의도'를 추정하는 조항을 뒀다. 악의의 입증 책임을 사실상 언론에게 전환하는 내용이다. 어떻게 언론의 의도를 추정할 수 있증권추천종목
는지가 명확하지 않아 악용 우려가 나온다. 개정안은 △사실의 근거자료를 법원 명령에도 제출하지 않은 경우 △불법 또는 허위조작정보로 판명돼 형사처벌이 이뤄졌던 내용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내용을 유포한 경우 △정정보도가 이뤄졌던 내용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내용을 유포한 경우 △소가 제기된 불법 또는 허위조작정보를 유통하기 전 1년 동안 다른 불법 또는 허위조작정토마토tv
보 유통이 2회 이상 있었던 경우 △본문 또는 전체 내용에는 없는 불법 또는 허위조작정보를 제목 또는 자막으로 강조한 경우 △사실확인을 위한 충분한 조치를 하지 않았거나 피해자의 입장을 확인하지 않은 경우(피해자가 불응한 경우는 제외) 등을 '타인을 해할 의도'로 봤다.
▲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허위조작정보 근절? 권력감시 심각한 위축' 기자간담회. 사진=언론노조
기사의 근거자료를 제출하지 않았을 때 타인을 해할 의도가 있다고 보는 조항은 취재원 보호를 어렵게 만든다. 지난 27일 언론현업단체들 주최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성호 방송기자연합회장은 “공익을 위해 진실을 말하려는 내부 고발자들이 위축되지 않을까”라며 “기자들은 취재원이 부당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보호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말했다.
사실확인을 위한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때 타인을 해할 의도가 있다고 보는 조항도 기준이 모호하다. 어느 정도가 '충분한 조치'인지 사람마다 판단이 다를 수 있다. 박 회장은 “(이 기준을) 누가 규정할 것이고 누가 합의할 수 있는가”라며 “보도에 불만을 품은 사람들은 사실 확인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어떻게든 문제제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법이 아니더라도 규제? 불확실성 키운다”
그간 정보통신망법은 사실 혹은 거짓으로 타인을 명예훼손하는 경우 불법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개정안은 '타인의 법익을 침해하는 정보'(제44조의7 2항)로 불법 기준을 넓혔다. 다만 기준을 '거짓'으로 한정해 사실적시 명예훼손은 불법에서 제외했다.
신설된 하위 조항(44조의7 2항의2)에 따르면 '반복적으로 또는 공공연하게 인종·국가·지역·성별·신체적 조건 관련 폭행·협박·명예훼손·모욕 또는 증오심을 선동하는 내용의 정보'도 '법익 침해'로 불법에 해당한다. 범위가 넓어졌을뿐더러 반복성만 인정되면 불법이 인정되는 것이라 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정안에 따르면 '불법정보에 해당하는지 불분명하더라도,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가 허위이거나 사실로 오인하도록 변형된 정보'(44조의7 9항의2)를 유포해도 불법이다. 불법정보인지 불분명해도 허위정보면 규제 대상이 되는 것이다. 심석태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교수는 통화에서 “불법이 아니더라도 처벌될 수 있다는 내용은 표현의 자유를 엄청난 불확실성에 놓이게 하는 것”이라며 “상대방이 강력하게 반발할 것 같다고 하면 스스로 자기검열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게 제일 큰 문제”라고 말했다.
정정보도 나온 '바이든-날리면', 방미심위가 삭제할 수도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방미심위)는 정보통신망법에 근거해 통신심의를 한다. 온라인상의 불법 콘텐츠를 심의 후 차단할 수 있다. 불법의 범위를 넓힌 이번 개정안에 따라 방미심위가 가진 심의 범위도 넓어졌다.
김보라미 변호사는 통화에서 “국가 심의에 대한 우려가 가장 심각하다”며 “한국의 심의(방미심위) 제도 자체가 온라인상의 정보를 광범위하게 심의해 검열 우려가 있는데 이 우려를 확장한 셈이 됐다”라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국가기구가 온라인 콘텐츠를 심의하는 나라는 없다”며 “혐오표현을 규제하는 내용까지 이번 법안에 담긴 것이라 원래도 문제였던 국가 검열 우려가 더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민주당이 통과시킨 법안(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설치법)에 따라 기존 민간인이었던 심의위원장은 정무직 공무원(장관급)으로 바뀐 상황이다. 김 변호사는 이 역시 검열 우려를 키우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바이든-날리면' 논란 같은 경우 1심에서 MBC가 지지 않았나. 정정보도 판결이 나왔는데 그러면 그 이후 해당 표현(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이 온라인상에 돌아다닐 때 다 삭제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 세상에 이런 법안은 없다”라고 비판했다.
▲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 홈페이지 갈무리.
한국판 DSA? “유럽연합은 국가심의하지 않는다”
개정안은 플랫폼의 책무로 제44조의13(불법정보와 허위조작정보의 신고와 조치, 자율적인 운영정책 등)을 신설해 △플랫폼의 허위조작정보 대응조치 마련 △허위조작정보신고 규정 마련 의무 부과 △플랫폼 자율적 운영정책 의무 부과 △투명성 보고서 공표 의무 부과 등을 법제화했다.
허위조작정보 대응 측면에서 플랫폼 사업자가 '신중한 판단'을 거쳐 불법 또는 허위조작정보를 삭제 또는 차단할 수 있도록 한 것(제44조의13 3호)을 놓고 언론단체들은 기준이 모호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권력자 요구에 따른 임시조치 등 “언론에 대한 플랫폼의 자의적 규제로 작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해당 조항들을 신설하며 '한국판 DSA(디지털서비스법)'를 도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DSA는 유럽연합이 만든 규제 체계로 유튜브, 구글, 페이스북, 엑스 등 플랫폼 사업자가 대상이다. 사업자의 플랫폼 규제 절차를 당국에 보고하도록 책임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라 개별 표현물에 대한 심의규제는 아니다.
김 변호사는 '한국판 DSA'라는 표현을 놓고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유럽연합의 DSA는 언론사 대상이 아니다. 한국처럼 국가심의를 하지도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DSA는 빅테크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의무를 지키지 않았을 때) 과징금이 세다. 그런데 지금 법안은 언론사에 과징금을 물리도록 한다”라고 지적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허위조작정보 유포 혐의가 입증된 경우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10억 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44조의20)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