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인천시장. 인천시 제공


"시민 짜증 유발하는 '정치공해' 막아내겠습니다."?2022년 12월 개정된 옥외광고물법으로 거리는 정당현수막으로 뒤덮였다. 특정 정치인을 조롱하거나 인종·성차별적 문구를 노골적으로 담은 현수막까지 등장하면서 '혐오'로 물들었다.
표현의 자유를 명분으로 정당현수막에 규제를 풀었지만, 길거리 '정치공해'로 전락한 것.
특히 중도층이 두터운 인천지역에서는 진영 간 대립이 치열한 만큼, 교차로와 인구밀집구역을 중심으로 정치현수막들이 경쟁적으로 빼곡히 내걸려 하루 수백 건의 민원이 쇄도했 바다이야기프로그램 다. 어지럽게 묶인 현수막 끈에 보행자나 전동킥보드가 걸려 넘어지는 사고도 잇따랐다.
유정복(국민의힘) 인천시장이 법 시행 석 달만에 SNS글을 올렸던 이유다. 유 시장은 비난문구로 가득 찬 정당현수막을 가리켜 "후진적 정치 행태의 전형"이라며 법 개정을 직격했다.
또 언제 어디든 자유롭게 정당현수막을 걸 수 있도록 한 릴게임손오공 데 대해서는 "정치인의 무차별적 특권"이라고 꼬집었다. 돈을 내고 지정게시대를 이용하는 국민들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얘기다.
'혐오의 정치'에 회초리 든 유정복, 제도 개선 총력전



2023년 7월 유정복(오른쪽) 인천시장이 오세훈 서울시장, 김동연 경기도지사 바다이야기릴게임 와 만나 여러 수도권 현안을 논의하면서, 정당 현수막 정비에도 공조하기로 합의했다. 페이스북 캡처



그의 일갈은 실제 행정으로 이어졌다. '인천시 옥외광고물 수정조례안'은 정치적 자유보다 '공익'을 지키는 데 방점을 뒀다. 정당현수막에 대해 지정게시대 사용을 의무화하고 선거구별 오션파라다이스게임 설치 개수와 혐오·비방 문구를 제한하도록 한 것이다.

인천시는 전국 최초로 대대적인 정당현수막 철거 작업에도 나서 주목받았다. 2023년 7~8월 시민인식조사에서 85% 이상의 찬성 여론을 등에 업은 데 이어, 서울과 부산, 대구, 광주 등 7개 광역지자체의 벤치마킹 사례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제도 사이다쿨바다이야기게임 개선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행정안전부는 시 조례를 두고 상위법인 옥외광고물법에 위반된다며 헌법재판소에 제소했고, 끝내 헌재는 지난해 7월 '조례 무효' 판결을 내렸다.
법의 빈틈을 행정으로 메우려던 노력이 이번엔 중앙정부에 가로막힌 셈이었다. 최근 기자단 간담회에서 유 시장은 "시민들의 고통이 방치됐던 가슴 아픈 기억"이라고 심정을 돌이켰다.
되살아난 혐오 현수막 퇴출 '불씨'…여권도 '공감대'



2023년 10월 유정복 인천시장의 페이스북 게시글. 페이스북 캡처



이처럼 유 시장이 쏘아올린 '혐오 현수막 퇴출' 이슈는 최근 들어 정치권을 흔들며 다시 불씨를 살리는 양상이다.

1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시는 행안부와 유 시장이 회장인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를 통해 지속적으로 정당현수막 규제 강화를 정식 건의해 왔다. 이에 따라 지난 10월 행안부는 중앙지방협력회의 실무협의회에서 정당현수막 금지조항 신설 등의 안건을 다뤘다.
이어 힘을 실어준 건 이재명 대통령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저질스러운 정당현수막 게시 허용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며 재차 법을 고칠 것을 지시했다.
대통령의 '한마디'에 다음 절차는 일사천리였다. 행안부는 각 지자체에 금지광고물에 대한 엄격한 행정조치 지침을 배포했고, 지난달 27일에는 여당인 민주당 주도로 정당현수막 관리를 강화하는 옥외광고물법 개정안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했다.
이 개정안은 규제 예외 대상이었던 정당현수막을 규제 대상으로 되돌리고, 특정인을 비난하는 문구를 금지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민주당 지자체장 맏형인 최대호 경기 안양시장과 박주민 국회의원 등 여권 정치인들 역시 합동기자회견을 열어 정치 혐오 현수막 저지에 목소리를 보탰다.
표현의 자유를 앞세워 2년여 전 법 개정을 주도했던 민주당이 180도 입장을 바꾸면서, 정당현수막 규제 강화에 대한 여·야의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쟁 심화 저지…정파 초월 합리성+실용행정 돋보여"



유정복 시장이 기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인천시 제공



정파를 초월해 공적 가치를 우선에 두고 행정의 공익성과 일관성을 지킨 모범사례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김성완 시사평론가는 "계엄 사태 전후로 가짜뉴스, 인신공격성 현수막이 난립했는데, 보수 정치인인 유 시장이 정파를 떠나 정치현수막으로 인한 공해 문제를 꾸준히 비판한 건 높이 평가할 만하다"며 "합리적 행정가로서 제도 개선의 발판까지 마련해 의미가 크다"고 판단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프로 행정가 출신 광역단체장으로서 (유 시장이) 실무와 민생, 실용주의, 합리성 등을 키워드로 자신 만의 정치적 포트폴리오를 쌓은 것"이라며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도층을 향해 자신의 색깔을 어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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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창주 기자 pc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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