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30일 국회에서 토론회를 열고 정부의 탈(脫)원자력발전 정책이 한국전력의 부실을 초래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28일 경기 고양시를 방문해 3기 신도시 건설계획 발표 등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공세를 펼친 데 이어 이날은 현 정부의 에너지 정책을 정면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10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민심이반이 나타나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을 겨냥, 비판 수위를 높임으로써 지지층 확장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당 정책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국민 공기업 한전 등 발전사의 부실,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토론회에서 “지난해 한전이 적자로 전환한 것은 원전 이용률이 66%대로 대폭 하락한 탓”이라며 “지난해 원전 이용률이 정상 수준인 85.5%였다면 한전은 2100여억 원 적자가 아니라 1조 원 이상 흑자를 기록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 교수는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2016년 대비 2배 이상으로 높았던 2014년에도 한전의 영업이익은 6조 원 가까이 됐다”며 LNG 단가 상승에 적자 원인을 돌린 정부를 비판했다. 주 교수는 “미국은 40년 이상 운전한 원전이 40개가 넘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5년간 매년 평균 92%를 이용했다”며 기존 원전의 이용률을 원상회복해 향후 늘어날 전력 수요에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당 정책위는 문재인 정부 핵심 정책을 겨냥한 릴레이 토론회 일정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8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무분별한 신도시 지정,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정부가 1·2기 신도시를 죽이면서 3기 신도시를 추진하는 것이 과연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하고 “3기 신도시 추진 계획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당 정책위는 최근 건강보험공단을 시작으로 공기업·공공기관 재정악화를 비판하는 릴레이 토론회도 열고 있다. 다음 달 13일에는 국회에서 공무원 연금 재정 악화 원인을 진단하는 토론회를 열 계획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각종 정책의 부작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전문가들과 관련 토론회 등을 개최해 한국당이 대안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