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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동 한국참외생산자협의회장
참외는 고려청자 디자인의 단골 소재였다. 국보 94호 '청자 참외 모양 병'과 보물 1540호 '청자 표형 주자' 등 수두룩하다. 참외는 또 복을 부르는 상징이었다. 참외 꿈은 재물이나 자식을 얻는 길몽으로 해석됐다. 이렇듯 우리의 참외 사랑은 역사가 깊다. '해동역사'와 '고려사'에 외, 참외, 쥐참외가 자주 등장하고, 조선시대 '증보산림경제'에는 재배법도 상세히 설명돼 있다.
참외는 과일을 넘어 양식이었다. 보릿고개를 넘기고 추수 전에 식량 삼아 먹던 것이 참외다. 참외의 비타민C는 노화 방지, 포도당과 과당은 피로 해소에 도움을 준다. 칼륨·철·아연이 많아 산모에게 좋고, 달콤하지만 칼로리는 낮아 다이어트 식품으로 꼽힌다. 참외의 쿠쿨비타신은 항암 효과로 주목받고 있다. 오랜 세월 '국민 과일'로 사랑받기에 손색이 없었다. 이런 참외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2000년대 초까지 1인당 참외 소비량은 연간 5kg이었으나, 근래 3kg으로 급감했다. 수입 과일의 증가가 큰 이유다. 재배 면적과 생산량 역시 급격히 줄고 있다.
반면 참외 산업 활성화를 위한 노력도 필사적이다. 핵심은 수입 과일에 맞선 고품질 전략이다. 현대인 입맛에 맞는 새 품종을 개발하고, 고품질 참외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다양한 농법을 보급하고 있다. 질이 낮은 참외는 수매해 비료 등으로 활용하고 잼, 김치 등 참외를 활용한 다양한 요리법을 확산시키고 있다. 올해부터 생산 농가 등이 조성하는 자조금(自助金) 제도를 도입해 연구·생산·유통 모든 단계의 업그레이드에 나섰다. 참외가 다시 모두의 사랑을 받도록 조금만 더 관심을 갖자.
[배수동 한국참외생산자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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