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라티카 > 아카리포트 > 빌라정보통, 신축빌라매매 시 하자피해 예방하려면 필수사항 반드시 확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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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銀 DLS 판매현황 뜯어보니>
- 투자자 5명중 한명 강남 3구 거주
- 독일 금리 DLS 평균 1.7억 투자
- 성북구의 3분의 1‥전국 평균 하회
- 손실 무한대인 DLS 특성파악해 투자

우리은행이 판매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의 만기일인 1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우리은행 위례신도시점을 항의 방문한 투자 피해자가 주저앉아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강남 자산가들은 절대 한곳에 ‘몰빵 투자’하거나 ‘묻지마 투자’를 하지 않아요.”

서울 강남구의 한 시중은행 PB센터에서 고액 자산가를 주로 상대하는 프라이빗뱅커(PB)는 이렇게 말했다. 이른바 ‘수퍼 리치’(초고액 자산가)에 가까운 사람일수록 금융 상품 투자 경험이나 지식이 많다 보니 분산 투자 같은 투자 원칙이나 상품 위험성을 더 깐깐히 따진다는 것이다.

정말일까? 최근 대규모 투자자 원금 손실 사태를 낳은 독일·영국 등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증권(DLS)의 사례만 보면 그렇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서울 강남권에 사는 투자자의 1인당 DLS 투자금액이 다른 지역보다 적은 현상이 뚜렷해서다.

◇강남3구 DLS 투자액 1명당 1억6700만원…평균보다 10% 넘게 적어

23일 금융감독원이 더불어민주당 최운열 의원실에 제출한 우리은행의 지역별 DLS 판매 현황을 보면 이 은행이 판매한 독일 금리 연계형 DLS 상품의 투자자는 전국적으로 모두 647명, 투자액은 총 1262억600만원에 달했다. 1명당 평균 1억9500만원을 투자한 것이다.

[그래픽= 이동훈 기자]

우리은행은 DLS를 4000억원가량 판매해 시중은행은 물론 전체 금융회사 중 판매액이 가장 많은 곳이다. 지난 19일 첫 만기가 돌아온 독일 금리 연계 상품의 경우 수익률이 -60.1%를 기록했다. 1억원을 투자해 중 4000만원만 건졌다는 얘기다.

지역별로 이 상품에 돈을 넣은 전체 투자자의 19.3%(125명)가 서울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 3구에 몰려있다. 5명 중 1명꼴이다. 강남 자산가도 고위험 금융 상품인 DLS 투자 손실을 피하지 못한 셈이다.

그러나 눈에 띄는 것은 강남 3구의 개인별 투자액이 다른 지역보다 훨씬 적다는 점이다. 강남지역의 1명당 평균 DLS 투자금은 1억6700만원으로 전국 평균보다 2800만원(14.4%) 적었다. 부동산 등 보유 재산이 많을수록 금융 상품 투자 여력도 크기 마련이지만, 다른 지역보다 오히려 보수적으로 투자한 것이다.

당장 서울만 놓고 봐도 성북구의 1명당 평균 투자금이 4억8300만원으로 강남 3구의 3배 수준에 이른다. 지방에서는 강원도의 한 투자자가 무려 10억원의 거액을 DLS에 투자한 사례도 있었다. 서울을 제외한 전국 15개 시·도 중 강남 3구보다 1명당 투자액이 적은 곳은 제주(1억6500만원), 대전(1억5000만원), 부산(1억3700만원), 전남(1억원) 뿐이다.

◇“강남 자산가, 공격적 투자보다 지키기에 초점”

우리은행에서 약 1000억원이 팔린 영국 금리 연계형 DLS 상품도 마찬가지다. 강남 3구 투자자의 1명당 평균 투자금은 2억3500만원으로 서울(2억7200만원)은 물론 지방을 포함한 전국 평균(2억6100만원)을 크게 밑돌았다.

신동일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강남 자산가는 은행 등 금융회사를 이용한 경험과 지식이 많아서 금융 상품에 투자할 때도 상품 구조를 다 이해하고 투자하는 편”이라며 “일반인보다 상대적으로 위험 관리에 강한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등이 판매한 DLS는 기초자산인 해외 주요국 금리가 투자 만기 시점에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투자자가 3~4% 이익을 얻지만, 기준치 이하로 내려가면 투자금 100%를 날릴 수 있는 손실 위험이 큰 파생 금융 상품이다. 투자자의 기대 이익에는 상한선이 있지만 반대로 손실은 무한대인 구조다. 이처럼 고액 자산가들은 일반인이 정확히 이해하기 어려운 상품의 특성을 파악해 적정액 이상으로 돈을 넣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 대형 금융회사 임원은 “강남 투자자들은 워낙 정보가 많은 데다 비교 쇼핑을 할 수 있는 기회도 많기 때문에 위험성이 큰 특정 상품에 ‘올인’하는 일이 거의 없다”고 했다.

서울 강남구와 송파구 등에서 자산가를 상대한 한 시중은행 PB는 “고액 자산가들은 투자 경험이 많다 보니 PB가 권유하는 상품에 투자하기보다 본인 의사에 맞춰 자산을 굴려달라고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며 “과거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등을 겪은 자산가들은 우리나라에 다시 비슷한 경제 위기가 찾아오면 그때가 또 다른 투자의 기회가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지금 공격적인 투자를 하기보다 지키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박종오 (pjo22@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