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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이 카페에 오면 한국 손님들이 옆에서 '짱깨(중국인을 비하하는 멸칭) 왔네' 'X시끄러',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저의 주 고객은 한국분들이니 일단 돈을 적게 벌더라도 카페 분위기를 위해서 중국인을 안 받고자 했어요."
지난달 28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A 카페에서 만난 30대 사장 B씨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작년 6월 서울숲 인근에 문을 연 A 카페는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섰다. '중국인 출입 금지'를 지난달 21일쯤부터 내건 사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고객정보유출방지 를 통해 확산했고, 찬반 여론도 극명히 갈렸기 때문이다.
'중국 혐오'가 '노 차이니즈(No Chinese·중국인 출입 제한)'의 직접적 이유는 아니라는 게 B씨의 설명이다. 그는 "최근 혐중 정서 여파 탓인지, 한국인 손님들이 중국인 손님들과 같이 있으면 눈살을 찌푸리고 욕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다"며 "이러한 분위기가 조성되는 게 싫었 광주영세민전세자금대출 다"고 했다. 이어 "가게 이미지와 연결이 된다고도 생각해 1차원적이지만 중국인을 받지 않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일반적으로 볼 때 중국인 손님들이 '민폐 행동'을 많이 하는 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중국분들은 쓰레기를 카페에 다 버리고 갑니다. 또 지나치게 시끄럽게 대화하고, 음료를 만드는 제 공간까지 불쑥 추가대출문의 들어와 촬영하기도 해요." 상당수는 카페 사장인 자신이 감당해야 할 부분이지만, 이를 불편히 여기는 다수의 한국인 손님들을 위해서라도 '중국인 출입 금지'를 할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딸을 가진 아빠로서 최근 혐중 정서가 높아진 게 이해된다고도 했다. B씨는 "(한국인 등에 대한) 납치 피해를 비롯해 중국인의 범죄 사건을 많이 접하다 보 기업은행근로자대출 니, 중국인들을 좋게 볼 수 없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A 카페를 둘러싼 논란 이후 성동구청 관계자가 카페를 방문해 '노 차이니즈' 방침 철회를 설득했다고 한다. B씨는 "공무원분들까지 나서서 말씀하시니, 빠른 시일 내에 일단 철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 카페의 '중국인 출입 금지' 논란은 이로써 일단락됐다. 그러나 모든 문제 자유적금 계산기 가 해결됐다고 보기는 힘들다. 서울의 '핫플레이스 관광지'로 떠오른 성수동인 만큼, 유사 사례가 재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중국인 등 외국인은 성수동을 얼마나 많이 찾고 있는지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보고, 이들은 '노 차이니즈' 방침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들어 봤다. 이번 논란에 대한 전문가 분석도 함께 전한다.
지난달 28일 오후 1시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유명 감자탕집에 손님들이 대기 줄을 서 있다. 이들의 70% 이상은 외국인으로 보였다. 오세운 기자
수십 명 대기 줄… 70%는 중국인 등 외국인
이날 낮 12시쯤 서울 지하철 2호선 성수역 3번 출구 앞은 평일(화요일)임에도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양옆 길거리에 위치한 향수, 패션, 빵집 등 다양한 팝업 스토어들이 외국인 관광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차가 많이 다니는 곳이 아닌데도, 사거리에는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인파가 많아 경찰이 교통 관리를 해야 할 정도였다. 현장에 나와 있는 경찰관은 "지난주부터 할로윈 데이를 앞두고 인파 밀집 구역에 배치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명 브랜드나 명소로 소개된 점포의 경우, 관광객 수십 명이 줄을 선 모습은 기본이었다. 예컨대 성수동의 한 유명 감자탕집 앞에는 스무 명가량이 대기석에 앉아 있었는데, 어림잡아도 70% 이상은 외국인이었다. 중국인을 비롯한 동양계 외국인이 대부분이었고, 서양인·아랍인 관광객도 종종 눈에 띄었다. 20·30대 젊은 층이 대다수로 보였으며, 단체 관광객보다는 커플·친구 등 개인적으로 한국에 입국한 여행객 위주였다.
외국인 관광객의 '성수동 선호' 현상은 통계 수치로도 드러난다. 성동구가 올해 8월 한국관광공사의 '한국관광데이터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성수동을 찾은 외국인 방문객은 300만 명으로 나타났다. 2018년 6만 명과 비교하면 6년 사이에 무려 50배나 늘어났다. 또 서울교통공사 자료에 따르면 '지하철역별 외국인 승하차 인원수'를 집계했을 때 작년 성수역의 순위는 13위였다. 2017년(83위)보다 70계단 상승한 순위다. 바로 이러한 상황에서 A 카페의 '중국인 출입 금지' 논란이 빚어진 것이다.
지난달 28일 오후 1시쯤 서울 성동구 성수동 카페 거리의 풍경. 평일임에도 관광객 등 많은 인파가 모여들었고, 이곳을 지나는 차량들도 매우 느린 속도로 운행하고 있었다. 오세운 기자
中 "출입금지 불쾌"… 한국인 "인종차별" vs "이해"
성수동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이번 일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당사자인 중국인들은 불쾌감을 표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꼴로 성수동을 찾는다는 중국인 유학생 장모(30)씨는 "중국 SNS에서도 이슈가 됐다. (A 카페 측은) '중국인 출입 금지'를 철회하겠다고 했던데, 이미 늦은 것 같다. 사장님 입장을 어느 정도 이해하지만, 다시는 그 카페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인 여행객 B(24)씨는 "한국 여행을 간다고 하니 부모님이 해당 소식을 알려주시며 걱정하셨다. 인종차별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성수동에서 만난 중국 이외 국가 출신 관광객이나 한국 시민들의 반응은 다소 엇갈렸다. 싱가포르에서 온 진모(24)씨는 일단 "사장의 개인적 선택이기에 문제 없다고 본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내가 중국인이 아니어서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최근 공공장소에서 중국어를 썼다가 차별을 받은 경험이 있을 정도로 한국 사회에선 '중국 혐오' 정서가 급증했다"고 부연했다. 딱 잘라 말하기는 힘들다는 뜻이다. 한국인 윤슬(25)씨는 "중국인 입장 거부는 인종차별이라고 본다.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반면에 박지홍(24)씨는 "카페 사장이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그런 조치를 취할 정도면 중국인들로 인한 피해가 막심했을 것"이라며 '중국인 출입 금지'를 옹호했다.
'노 차이니즈 존(No Chinese Zone·중국인 출입 제한 공간) 행동 지침'이라는 제목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왼족 사진). 중국인이 보이는 가게는 나가 버리자는 내용이 골자다. 오른쪽은 해당 게시물에 달린 댓글들. SNS 캡처
'中 혐오' 이미 퍼졌는데 '제재 근거'는 없어
'노 차이니즈' 방침은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이 나오는 건 이미 한국 사회에 '중국인 혐오'가 상당히 퍼져 있음을 방증한다. 2022년 중앙유럽아시아연구소(CEIAS) 등이 참여한 국제연구진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중국을 '부정적' 또는 '매우 부정적'으로 인식한다고 답한 한국인 응답자 비율은 무려 81%에 달했다. 조사 대상 56개국 중 최고 수준이었다. 최근 SNS에선 대놓고 중국인을 혐오 대상을 규정하는 게시물도 확산하고 있다. '노 차이니즈 존(No Chinese Zone·중국인 출입 제한 공간) 행동 지침'이 대표적이다.
현재로선 중국인 등 특정 집단의 출입 금지 조치를 제재할 법적 근거도 딱히 없다. 현행 법 체계는 영업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 15조(직업 선택의 자유), 민법상 '계약 자유의 원칙'을 대원칙으로 삼고 있어서다. 한국은 성별·나이·국적 등을 이유로 하는 차별을 포괄적으로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제정돼 있지 않은 상태다.
그나마 가능한 건 국가인권위원회의 '시정 권고' 조치 정도다. 인권위법 2조에 따라 인권위는 특정 국적이나 인종, 피부색 등을 이유로 공공성이 있는 공간의 출입을 금지하는 행위를 '인종차별'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로 판단한다. 앞서 '노 차이니즈' 사례와 유사한 '노 키즈 존(No Kids Zone·어린이 출입 제한 구역)' 운영과 관련, 인권위가 "아동 차별"이라고 결정한 적도 있다. 하지만 시정 권고의 효력만 있을 뿐, 법적 강제력은 없다는 점에서 한계가 뚜렷하다.
지난달 3일 서울 종로구 동대문역 인근에서 극우 단체 회원들이 '차이나 아웃(China Out·중국 퇴출)' 문구를 적은 피켓을 들고 반중 집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특정 집단 전체 거부, '합리적 이유' 없다"
전문가들은 '중국인 출입 금지'가 명백한 차별이라고 입을 모았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는 "이번 사안(A 카페 논란)의 경우, 중국인 집단 전체를 거부한 것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짚었다. 이어 "현재는 '사적 영역에서 차별을 하면 안 된다'는 게 헌법에 추상적으로만 규정돼 있다. 대부분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가 인종 차별을 금지하는 법 규정을 명문화했는데, 우리도 차별금지법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도 "중국인 출입 금지는 보편적 인권 차원에서 '노 키즈 존'보다도 더 심각한 문제"라며 "외국인 혐오에 기반해 있는, 명백한 권리 박탈이자 차별"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중국인 관광객들의 태도 변화 역시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남조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중국인 여행객들도 한국에 대한 존중심을 가질 수 있도록, 사전에 우리 공공기관 등에서 그들을 상대로 계도 활동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차별 논란과는 별개로, 중국인들 또한 여행 국가에서 통용되는 예의를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오세운 기자 cloud5@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