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 AFP=연합뉴스
경주에서 열리는 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국빈 방한으로 시작해 국빈 방한으로 마무리된다. 문을 여는 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으로, 29일 그가 김해국제공항에 발을 디디는 순간 사실상 APEC 외교전은 시작된다. 문을 닫는 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다. 차기 의장으로서 다양한 메시지를 발신한 뒤 11년 만의 방한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28일 정상회의 의장 자격으로 경주에 도착했다.
미·중 정상을 동시에, 그것도 서울이 아닌 지방에 국빈으로 맞이하는 건 전례가 없는 일이다. 주요국 정상을 제대로 대우하기 위해
대학생개인대출 초유의 ‘쌍끌이 국빈 접수’라는 승부수를 던진 셈인데, 비교는 불가피하다. 이번 APEC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외교는 ‘한국은 미·중 사이 어디쯤 서있느냐’는 오래된 질문을 피해갈 수 없을 전망이다.
이 대통령의 ‘말’은 일단 미국 쪽에 매우 가깝게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월 방미 때 “한국이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인 입장(안미경
무입고자동차대출 중, 安美經中)을 가져왔던 건 사실이지만, 이제 과거와 같은 태도를 취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고 말했다. 이후 언론 인터뷰 등에서도 같은 입장을 유지했다.
이 대통령의 방미 직전 다이빙(戴兵) 주한 중국대사는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균형 외교’를 잘할 수 있는 능력과 지혜가 있으리라 믿는다”고 했는데, 이 대통령의 발언은 다음날
현대저축은행 나왔다.
앞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지난 5월 안미경중의 “유혹”을 거론하며 “중국에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갈등 상황에서 우리가 국방 관련 결정을 내리는 것을 어렵게 한다”며 동맹과 우방의 안미경중 기조에 직접적 경고를 날렸다.(싱가포르 아시아안보회의) 이 대통령이 미 본토에서 안미경중 시대에 ‘종언’을 고한 건 중국의 요구에는
현금서비스 할부 난색을 표하면서, 미국의 요구에 공개적으로 호응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경주에서는 이런 이 대통령의 말이 행동으로 이어질 것인지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가장 확실한 건 정상회담 결과물이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는 지난 정상회담에서 관세 문제를 둘러싼 갈등으로 결과물을 도출하지 못했다. 일본은 지난 2월 정상회담에서 동
사업자 마이너스통장 맹 강화의 의지를 담은 공동성명을 내놨지만, 한국은 아직 미국 정상 차원에서 확장억제 등 미국의 확고한 방위공약도 확인 받지 못한 상황이다.
아세안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올라 환송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에도 관세 갈등을 풀지 못해 밀도 있는 문서 결과물은 나오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핵심 쟁점은 한국이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 달러 중 현금성 직접투자 비율과 분납 방식이다. 미국은 2000억 달러 현금 투자와 연 250억 달러 이상의 집행을 요구하고, 한국은 외환시장 충격을 고려해 연 150억 달러 이하로 맞서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29일 한·미 정상회담 전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을 직접 만나 고위급 최종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정부 고위 관계자가 말했다. 이를 통해 합의점이 도출될 수 있을지 기대도 있지만, 현재로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APEC과 정상회담이 모두 끝났는데 합의가 없다는 인식이 퍼지면 양국 모두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최소한 ‘이견이 좁혀지고 있다’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중 간에는 중국의 강압적 행동으로 인한 갈등이 현안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해에 무단으로 구조물을 설치하고 군함을 보내는 등 내해화 시도가 대표적이다. 한국의 고고도미사일(THAAD·사드) 체계 배치 뒤 이뤄진 중국의 보복도 완전히 제거되지는 않았다. 중국은 이로 인한 반중 정서를 문제삼는다.
시진핑은 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자유무역 및 다자주의 체제 수호 등을 강조, 사실상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주의를 견제하며 한국도 이에 동참하라고 촉구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 대통령이 이에 어떤 반응을 내놓을지, 결과물에는 어떤 문안을 담을지 주목된다. 양국은 오랜 과제인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과 관련한 논의도 할 전망이다.
중국 측은 정상회담 뒤 풍성한 결과물을 내놓기 위해 다양한 분야를 살펴보고 있다고 한다. 문서화한 결과물에 양국 정상 간 경제·사회 협력 확대 의지가 담길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한·미 간에는 공동팩트시트가 도출될 가능성이 있는데, 한·중 간에는 공동성명일지, 공동선언일지, 언론 발표문일지 결과물의 형식과 급도 주목된다.
정상 간 ‘스킨십’도 관계의 밀도를 가늠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 트럼프는 1박2일, 시진핑은 2박3일 동안 한국에 머무른다. 국빈 일정 자체는 양국 정상 모두 하루에 전부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진핑은 APEC 정상회의 본세션에 참석하는 만큼 의장인 이 대통령과 계속 교류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차기 의장국이기 때문에 단체 사진에서도 이 대통령 옆에 시진핑이 설 가능성이 크다. 한·중 정상회담이 APEC 폐막 뒤 단독 일정으로 이뤄지는 것도 시진핑에 대한 주목도를 높이는 설정이 될 수 있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대학원장은 “한국은 미국과 중국 모두와 관계를 관리해야 하는 특수한 위치에 있다”며 “이재명 정부가 실용을 내세우는 만큼 이번 APEC을 계기로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주도적이고 실용적인 ‘한국형 외교 모델’을 구축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재민 기자
윤성민·김원·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