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있어 보이는 단어를 쓰긴 했지만 별것 아니다. 예를 들면, 회사에서 감사하게도 조식을 제공해주는데(끼니 때마다 애사심이 샘솟는다), ‘가서 뭘 먹지?’에 골몰하는 거다. ‘삶은 계란과 사과로 건강하게? 아냐, 오늘은 파이팅이 필요하니 맛있는 빵으로? 크으~ 거기에 진한 아메리카노 한 잔 마시면 딱이겠네!’ 그러면 갑자기 회사에 가고 싶어지는 착각도 들면서, ‘어차피 가야 할 길 얼른 가자’하며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거다.



(일러스트 프리픽)



그리고 도착한 회사. 집어 온 빵과 커피로 아침을 즐기려는 찰나, 아뿔싸! 기대보다 빵이 차갑다.10일선
‘음식은 뜨거울 때 먹어야 제맛’을 진리로 여기는 필자 입장에서는 낭패감이 크다. 상담실에는 전자레인지가 없어, 적당한 온도를 취하려면 꼼짝없이 다시 조식 제공 건물로 이동해야 한다. 엘리베이터가 없다 보니 5층 같은 3층의 계단도 올라갔다 내려와야 한다. 그렇게 오가는 시간과 줄서기 등을 따지면 10분은 족히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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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당신의 선택은? ‘에이, 귀찮은데 그냥 먹자!’ 아니면 ‘기왕 먹는 거 번거롭더라도 다녀오자!’인가? 필자로선 당연히 후자다. 잠깐의 망설임도 없다. 벌떡 일어나 전자레인지를 향해 출동! 그리곤 따뜻한 빵의 온기를 품고 다시 상담실로 돌아오는 길, 필자의 얼굴엔 웃음꽃이 핀다. 곧 맛있게 아침을 즐기리란 상상도 기분 좋지만, 문득 이렇게 먹는 것 황금성게임랜드
하나에도 지극한 정성을 기울이는 나란 인간이 스스로 흡족해서다. 진짜냐고? 그렇다. 이런 내가 나는 썩 마음에 드는 것이다.
‘자뻑’. 자기가 잘났다고 믿거나 스스로에게 반하여 푹 빠져 있는 일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그러니 필자는 그 순간, ‘자뻑왕’이었던 셈이다. 그만큼 먹는 것에 진심인 건, 필자가 스스로를 꽤 좋아하는 면모 중 하태웅 주식
나다. 참으로 별것도 아닌 것에 남사스럽고 유치하다고? 맞다. 충분히 그리 생각할 만하다. 하지만 되물어본다. 그렇게 묻는 당신은 자신의 어떤 면모를 좋아하냐고. 그리고 거기에 지금 바로 답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냐고.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이 질문 앞에 주저하고 주춤한다. 그리곤 ‘난 돈도 없고 직업도 그저 그렇고, 그렇다고 외모나 성격주식
이 특출난 것도 아니다’라며 되려 단점을 나열하기 시작한다. 그렇다면 다시 묻겠다. 대체 뭐가 낫겠는가? 티끌만큼 작은 거라도 자신이 좋은 점 하나 정도는 바로 답할 수 있는 ‘자뻑왕’? 아니면 뭐 하나도 못 찾아 우물쭈물하다 끝내는 자신의 못난 점에만 주목하는 ‘자책왕’?
자존감을 높이고 싶다면, 일단 뭐든 하나라도 자신이 좋은 면모를 발견해내 ‘자뻑’부터 시작하자. 이게 자뻑할 일인지 자책할 일인지 모르게, 영 사소하고 별 볼 일 없어도 아무렴 어떤가? 천재와 사기꾼도 한끗 차이다. 자뻑과 자책도 마찬가지다. 남이 뭐라 하든 내가 무엇에 주목하여 열렬히 찬사를 보내느냐가 관건인 거다.
[글 변시영(상담심리전문가(Ph.D), 『참 괜찮은 나』 외 다수 저서) 일러스트 프리픽]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1002호(25.10.28)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