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방송 복귀를 앞둔 백종원 대표를 둘러싼 잡음이 만만찮다. 일부 더본코리아 점주·예산시장 상인·시민단체들 논란이 사그라지기 전까지 백 대표 방송 출연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반면 입장이 다른 점주·상인들은 되레 이들의 활동이 자신들에게 악영향으로 돌아온다며 반발하고 있다. 더본코리아 측은 왜곡된 주장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돈볼카츠가맹점주협의회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참여연대, 대한가맹거래사협회 등 시민단체들이 11일 서울 마포구
성암로 MBC 신사옥 앞에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방송 복귀 편성 철회 요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전다윗 기자]
연돈볼카츠가맹점주협의회와 예산시장 피해 주장 상인들, 전국가맹점주협의회·참여연대·대한가맹거래사협회 등 시민단체들은 11일 서울 마포구 성암로 MBC 신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백 대표의 MBC 방송 복귀 편성을 철회해 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MBC는 백 대표가 출연하는 '기후환경 프로젝트-남극의 셰프' 편성을 확정했다. 오는 17일 첫 방송된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 11월 촬영을 시작해 이미 완성된 프로그램으로, 지난 4월 방영이 검토됐으나 백 대표가 잇따른 논란에 휩싸이며 한 차례 연기된 바 있다.
이날 모인 점주·상인·시민단체들은 문어발식 프랜차이즈 확장, 허위·과장 정보 제공 의혹, 원산지표기법·농지법·식품위생법 위반 논란, 지역축제 관련 잡음 등 여러 논란에 휩싸인 백 대표가 방송을 통해 자칫 미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백 대표와 더본코리아 측이 실질적인 문제 해결에 나서기 전까지 방송 편성을 보류하거나, 최소한 백 대표 출연 장
면을 삭제해 달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김진우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은 "백 대표는 연돈볼카츠뿐만 아니라 50여 개 브랜드를 창업했지만 상당수는 이미 폐업했고, 빽다방 제외한 대부분 브랜드는 지속적으로 매출 하락 추세다. 이에 대한 책임은 분명 백 대표에게 있다"며 "이밖에 예산시장, 원산지 표기 문제 등 여러 논란 통해 백 대표가
방송 출연 중단하고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발표한 지 6개월밖에 안 됐다. 왜 MBC가 앞장서 면죄부를 주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윤기 연돈볼카츠가맹점주협의회장은 "백 대표와 더본은 공정위 조사 대상이고 올해 국감도 불출석하며 사회적 책임과 해명을 회피했다"며 "협의회는 더본코리아의 허위 과장 및 기만적 정보 제공, 개점 초반의 일방적 가격 정책, 각종 구설수와 밝혀지지 않은 오너리스크 등 수많은 문제를 지적했지만 백 대표는 진심 어린 사과나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국민의 셰프, 따뜻한 리더로 포장된다면 공정한 문제 해결을 바라는 수많은 점주들에게 깊은 상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 대표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한 예산시장 상인은 "법인 사업장이 매출을 임의로 유용한 것에 대한 법적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맥주 페스티벌에서 법인 명의를 사용해 이득을 취한 것도 모자라 불법 조리기구를 사용한 부분도 문제가 돼 조사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돈볼카츠가맹점주협의회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참여연대, 대한가맹거래사협회 등 시민단체들이 11일 서울 마포구 성암로 MBC 신사옥 앞에서 열린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방송 복귀 편성 철회 요구 기자회견에서 펭귄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전다윗 기자]
다만 이날 기자회견은 순조롭게만 흘러가진 않았다. 현장을 찾은 예산시장 상인 10여 명과 홍콩반점 일부 점주들이 일부 발언에 항의하며 양측 간 고성이 오갔다. 행사 종료 직후에는 몸싸움 직전까지 치달으며 긴장감이 조성되기도 했다.
자신을 홍콩반점점주협의회장으로 소개한 A씨는 "연돈볼카츠 점주 5명의 말만 듣고 3000여 명의 더본코리아 점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왜 다수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고 소수 점주들의 주장에만 귀를 기울이는지 모르겠다"며 "이러한 부정적 내용이 보도되면 매출이 체감상 25~30%가량 감소한다. 오죽하면 장사하다가 뛰어나왔다"고 말했다.
예산시장 상인들은 "기자회견에서 피해를 입었다고 한 예산시장 상인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피해는커녕 가게를 두 개 운영하면서 장사 잘하고 있는 사람들이 자꾸 피해자라며 방송, 유튜브 등에 제보해 우리(예산시장 상인들)를 힘들게 한다"며 "예산시장은 처음엔 백 대표로 알려졌지만 지금은 관광지처럼 자리 잡았다. 저 사람들만 아니면 (예산시장은) 백 대표와 관련이 없다. 예산시장이 부정적으로 비춰질 때마다 묵묵히 장사하는 상인들만 피해를 본다"고 토로했다.
그간 입장 표명을 자제하던 더본코리아도 이번 기자회견에 대한 설명자료를 내며 적극적 대응을 예고했다. 더본코리아는 "이번 기자회견은 더본코리아 약 3000여 개 가맹점주들 중 극히 일부인 특정 브랜드 1개의 5명 점주와 이를 지원하고 있는 전가협의 일방적 주장"이라며 "백 대표는 지난 5월 제작 중인 방송 프로그램까지 마무리 후 회사 살리기와 상생에 전념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런 상황을 알고 있음에도 의도적으로 이미 제작이 마무리된 방송 편성을 부정적으로 이슈화하기 위해 극히 일부 5명의 점주 의견을 더본코리아 전체 점주의 목소리인 것처럼 언론플레이를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 전가협과 그에 소속된 일부 특정 브랜드 점주 5명의 끊임없는 '나쁜 기업 만들기' 프레임에 나머지 더본코리아 브랜드 점주님들께 피해가 될 것을 우려해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해 왔다"며 "점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금껏 입장 표명을 자제해왔지만, 더 이상 전가협과 5명의 점주, 그와 밀접한 관계인 유튜버, 그리고 배후 등이 연결된 조직적인 기업 죽이기 공격에 참고 있을 수만은 없다고 판단했다. 앞으로 더본코리아는 브랜드를 운영하시는 모든 점주님들이 더 이상의 피해가 없도록 왜곡된 주장에 대해 적극적으로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