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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예산군 '예산황토사과'는 무려 102년 역사를 이어왔다. 그동안 전국적으로 인기를 끈 독보적인 맛과 품질을 자랑하며 도내를 넘어 중부권 최대 주산지로 도약했다. 오랜 재배기술과 정성을 바탕으로 비옥한 황토밭, 깨끗한 예당호의 물, 풍부한 일조량, 알맞은 밤낮의 일교차 등 천혜의 자연조건에서 생산하는 효자 과일이다.
예산농산물산지유통센터 문성아 직원이 지난 8일 태릉국가대표선수촌·평창동계올림픽 납품, 대만·러시아·베트남 수출 등으로 유명한 예산황토사과를 소 수호지 10등급 개했다. 김동근 기자
△충남 생산량의 73%
예산군은 2023년 기준 1236농가가 1079㏊에서 연간 2만 6246t의 사과를 생산했다. 도내(3만 6052t) 15개 시군 가운데 무려 72.8%에 달하는 압도적인 물량이다. 품종은 후지(828농가, 717.5㏊, 1만 8364t 개인회생 개시결정 기간 )를 중심으로 홍로(262농가, 212.5㏊, 5308t)와 엔비 등 기타(146농가, 149.7㏊, 2574t) 품종이 뒤를 이은다. 지역에 알맞은 묘목에 더해 토성은 황토질이어서 완충력 등 지력과 점질함량이 높아 당도와 향이 뛰어나며, 육질이 치밀해 저장성이 좋은 것이 특징이다. 일조량도 전국평균보다 풍부해 14brix(표준당도) 이상이 대부분을 차지한 신한카드 홈페이지 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2008년 '예산황토사과의 과실특성 및 저장특이성 분석연구'를 통해 △일반 사과대비 당산비가 높음(황토사과 46.7%, 일반사과 43.2%) △과피의 N·K·Mn·플라보노이드 함량이 높고, 저장 중 에틸렌 발생량이 낮아 경도·색도·기능성분을 유지·향상시키는 특성을 가짐 △저장 중 중량감소율과 병해 감염에 의한 부패, 내부 갈변 등 개인신용불량자회복 생리장해가 적음이라고 호평했다. 뿐만아니라 2009년부터 대만·러시아·베트남 수출은 물론, 2015년 태릉국가대표선수촌·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납품 등 스스로 우수성을 입증했다.
예산군 오가면 오촌리에서 2000여평 사과농사를 짓는 김형준 농가에서 지난 8일 열매가 잘 자 종잣돈 모으기 라도록 가지를 수평으로 내려주는 유인작업이 한창이다. 이달 중순쯤부터는 적과(열매솎기)를 시작한다. 김동근 기자
△예산사과 100년사
예산황토사과는 일제강점기였던 1923년 처음으로 고덕면 대천리에서 일본인이 과수원을 개원한 뒤 오가·응봉·고덕·신암면을 중심으로 12개 읍면에서 본격적인 재배가 이뤄졌다. 100주년을 맞은 2023년에는 '예산사과 100년사'가 탄생했다. 어제와 오늘, 내일을 일목요연하게 기록해 다시 한번 다른 지역과 차별화한 농특산물브랜드를 구축하는 계기를 만들었으며, 신품종 도입과 미래형 과수원 전환 등을 위해 50억 원 이상을 들여 △과수원용 생력화 기계, 원예작물 소형저온저장고 지원 △과수 명품화 육성 △과수 고품질시설 현대화 △기후변화 대응 대체작물 육성 등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최재구 군수는 "예산사과가 100년을 넘어 비상하는 1000년 사과가 될 수 있도록 사과산업 혁신과 성장에 필요한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예산황토사과. 독보적인 맛과 품질을 자랑한다. 예산군 제공
△후지에서 엔비까지
예산황토사과는 1979년부터 재배한 '후지(부사, 70%)'가 지금까지 주력 품종이다. 1939년 일본 과수시험장에서 만든 만생종으로, 인기도 높은 장수 상품이다. 그 다음으로 많은 '홍로(20%)'는 농촌진흥청 원예연구소가 1980년 개발한 최초의 국산 품종이다. '스퍼어리브레이즈'와 '스퍼골든딜리셔스'를 교배해 1987년 '원교 가-1'로 1차 선발, 1988년 최종 선발해 이름을 명명했다. 수확기가 9월 상중순이어서 추석 선물용으로 많이 유통된다. 2010년대는 '후지' 일변도를 벗어나면서 기후위기 등도 대비한 '엔비(2011년)'와 '레드러브(속 빨간 사과, 2013년)'를 도입·보급해 특색품종으로 성장했다. '엔비'의 경우 뉴질랜드 호트연구소가 '로얄갈라(Royal gala)'와 '브래번(Braburn)'을 교배해 만들었다. 세계적으로 '후지 이후 100년 만에 나온 가장 맛있는 사과'라는 평가를 받은 ENZA사의 독점 품종이다. 높은 당도와 산미가 조화를 이루며, 아삭한 식감을 비롯해 꽃향기를 연상시키는 고유의 향과 과육이 단단하고 조직이 치밀해 같은 크기 다른 사과와 비교해 무거운 것이 특징이다. 또 산소 침투가 덜해 껍질을 벗겨내도 쉽게 갈변하지 않는다는 점이 손꼽힌다. 수확기(중생종)는 10월 초중순으로, 예산에서 가장 많이 생산한다. 이밖에 국내에서 육성한 '아리수', '썸머킹', '루비에스' 등을 심어 품종 다양화와 더불어 '홍로'를 대체해 나갔으며, 학생이 특허받은 미니사과 '예금정'이 전파됐다. 앞으로도 조생종(신품종)-중생종(엔비)-만생종(후지)로 이어지는 차별화된 생산·판매체계를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단순하게 과실로만 머무르지 않고 와인, 브랜디, 즙, 잼, 막걸리, 빵, 김치, 고추장, 한과 등 다채로운 가공상품으로 확장하는 것 또한 강점이다.
△행정 지원으로 날개
행정은 1998-2007년까지 10년 동안 수백억 원을 투자해 생산량 증대와 노동력 절감 등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M9왜성대목 공급과 '키낮은 사과원' 조성 등 우리나라 사과산업을 선도했다. 정부도 2007년 '예산황토사과특구'를 지정해 품질경쟁력 세계화와 첨단 유통환경 조성 등 사과산업 발전을 위한 종합대책을 수립해 시행에 들어갔으며, 농촌진흥청은 1-2단계 탑프루트(Top-Fruit) 프로젝트를 통해 무게·착색·당도·안전성 등 최고과일 품질기준을 설정하는 등 소비자의 신뢰를 향상했다. 또 생장개시·종료일, 생장유효적산온도, 수확기, 휴면심도, 내생휴면해제일, 강제휴면해제일, 발아일, 개화일 분포도 등 분석기후도를 제작한 데 이은 기상정보관측시스템과 매년 4-10월 사과병해충예찰사업단을 운영해 시기별 정보, 약제살포 여부, 적용약제 판단 등 발생상황과 관리실태를 점검한다. 예산군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군내 기상관측장비에서 기상정보를 받아 냉해 등 기상위험을 등록농가들에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문자메시지로 전송하고 있다"며 "병해충예찰사업은 예찰요원들이 직접 농가를 순회해 예찰한다"고 설명했다.
△APC와 사과축제
예산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신암면 용궁리)는 2008년 11월 1일 개장해 비파괴 선별에 의한 유통 표준화 기반을 마련했다. 국비 131억 3500만 원과 지방비 178억 6800만 원 등 모두 323억 9400만 원을 들여 대지면적 2만 9015㎡, 건물면적 1만 5599.345㎡(5개 동) 규모로 신축했다. 선별시설(선별장, 선별기, 전처리시설, 저온저장고)과 시설장비(자재창고, 수송차량 등) 등을 갖춰 '예가정성'과 '애플리나' 브랜드로 대형마트(이마트 등 76%)와 공판장(24%) 등으로 출하한다. 구체적으로 △처리능력 연간 2만t △선별능력 1일 72t △저장시설 19동(5148㎡) 연간 9600t(1회 최대저장능력 4680t) △2024년 운영실적 471억 8900만 원이며, 2016-2023년 해외로 269t을 수출했다. '예산황토사과축제'는 대내외적으로 홍보하는 첨병이다. 사과 김장 담그기, 사과 에코백 만들기와 같은 다양한 체험활동과 사과파이·사과차 시식 등 가족단위 관람객과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풍성하다. 지역농가, 과수작목반, 품목농업인 등이 참여해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농특산물을 구매할 수 있는 직거래장터와 심사위원들이 외관을 관찰한 뒤 정형과, 착색정도, 균일도 등을 심사해 최고의 예산황토사과를 선정하는 품평회는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전국 최고 사과산지로 자리매김"
예산황토사과를 설명하는 권오영 예산능금농협 조합장. 김동근 기자
권오영 예산능금농협 조합장
"예산황토사과 발전을 위해 전국 최고 사과산지로 거듭나겠다."
충남에서 유일한 예산능금농협 권오영 조합장은 "생산량 감소와 농가소득 감소, 외국산 수입 등 위기의식 속에서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선 타지역과 차별화된 신품종 도입으로 국내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해야 한다. 전국의 유명단지도 각 지역에 맞는 품종 개발·도입에 집중하고 있다"며 "노동력 절감, 생산성 증대, 고품질을 가능한 다축·2축 등 수형변화 등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사과를 비롯한 과수산업이 냉해와 잦은 강우, 폭염, 태풍 등 급변하는 기후변화로 위협받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는 진단에서 나온 처방이다.
예산능금농협은 일제강점기인 1941년 경남청과물조합으로 시작해 예산과물조합을 거쳐 1951년 지금의 이름으로 개칭했다. 102년 역사의 예산황토사과 못지않은 84년 역사를 자랑한다.
농산물산지유통센터와 공판장(도매시장), 묘목사업소 등을 운영하며 예산지역(806명)뿐만 아니라 당진지역(205명)까지 조합원을 확대한 전문적인 농협이다.
권 조합장은 "예산능금농협은 과수 생산기반 조성부터 우량묘목 생산·공급, 영농자재 공급, 영농기술지도 지원, 영농자금 융자, 판매·유통까지 예산사과산업에 있어 인프라 구축과 브랜드가치 향상, 농가소득 증대를 위한 통합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APC도 생산지에서 원물사과를 시장·소비자 기호에 맞게 상품화하는 필수시설이다. 농산물 유통 전진기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과산업은 기후변화, 고령화, 소비성향, 수입과일 등에 생산성 향상, 유통 효율화, 품종 다양화 등으로 대응해야 한다. 스마트과수원 조성으로 인건비, 산지 직거래 비중을 높여 유통비용을 절감해야 한다. 내구성이 강한 사과로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제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예산군, 예산군농업기술센터, 예산능금농협은 예산황토사과 발전을 위해 과수농가 신지식 교육과 품종 다변화로 전국 최고 사과산지로 거듭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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