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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월 13일 이집트에서 열린 ‘가자지구 평화를 위한 정상회의’에 참석해 발언을하고있다. /사진 로이터연합
2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월 29일(이하 현지시각)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Benjamin Netanyahu) 이스라엘 총리와 함께주식클럽
가자 평화 구상을 발표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이 효과를 발휘한 것이다. 하마스도 10월 3일 인질 석방과 자가지구 통치권 이양에 대한 사항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양측 합의는 10월 10일부터 공식 발효됐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가자지구 내 ‘합의된 선’까지 병력을 물렸고, 팔레스타인 수감자 2000명에 대한 석방에 나섰다. 하릴게임 사이트
마스는 약속대로 72시간 후인 10월 13일 정오까지 생존 인질 20명과 인질 시신 20여 구를 이스라엘로 송환했다. 가자지구에서도 남부로 피신했던 주민의 귀향 행렬이 이어졌다. 앞으로 여러 고비가 남았지만 일단 전쟁을 멈추는 데 성공했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은 인정받을 만하다. 이번 합의는 외교적 위기에서 탄생했다. 9월 9일 이스라엘이 협상을 광희리츠상장일
위해 카타르에 머물던 하마스 지도부를 겨냥한 공습을 감행하면서 협상과 휴전 가능성은 사라진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 공격은 트럼프 대통령을 격분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카타르에 대해 우호적이었고 네타냐후 총리에 대해서는 불만과 의구심이 들고 있었다. 공습 직후 이루어진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를 맹렬히 비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야마토2 pc버전
하마스 전쟁을 종식시키려는 자기 노력을 노골적으로 방해함으로써 자신을 ‘엿먹이려 한다’고 생각했다는 것이 측근의 전언이었다. 이스라엘의 공습은 아랍 국가를 뭉치게 했다. 협상을 위한 노선은 단순해졌다. 미국은 기존 논의 사항과 영국 전 총리 토리 블레어의 제안을 토대로 21개 항목의 초안을 작성해 9월 23일 유엔(UN)총회에 참석한 아랍 지도자에게 제공했캔들챠트
고, 찬성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아랍의 지지를 확인한 트럼프 대통령은 9월 29일 네타냐후 총리와 회담 일정을 발표하면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의 철수, 팔레스타인 국가 지위 인정 등에 대해 반대했다. 하지만 시한이 정해진 상황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무작정 휴전안에 대해 반대하기는 어려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가 카타르에 공개적으로 사과하도록 강요하는 대신 가자지구에서 철수와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에 대해 일부 양보했다. 아랍 국가가 이에 대해 반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밀어붙였고 결국 협상을 타결시켰다. 이번에 합의된 내용은 20개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일단 전투를 중단하고 이스라엘군이 일정 부분 철수하면 하마스가 72시간 이내에 인질과 시신을 송환하고, 인질이 석방되면 이스라엘이 구금되어 있던 약 2000명의 팔레스타인인을 석방하도록 하고 있다. 인질 송환이 완료되면 무장을 해제한 하마스 대원은 안전하게 다른 나라로 이동할 수 있다. 폐허가 된 가자지구를 지원하기 위해 대규모 인도적 지원이 국제기관 및 중립적 기구에 의해 진행될 예정이다. 그동안 폐쇄됐던 가자지구와 이집트를 연결하는 라파 검문소도 다시 개통한다. 합의안은 하마스를 대신해 트럼프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는 평화위원회가 가자지구를 임시로 통치하도록 하고 있다. 가자지구 거주민은 자유의사에 따라 계속 체류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주할 수 있다. 하마스는 새로운 통치 기구에 참여하지 않도록 했다. 당연히 모든 무장과 군사 기반 시설은 파괴될 예정이다.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 미국과 아랍이 주도하는 국제안정화군(ISF)을 창설해 치안을 유지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가자지구 재개발이 진행되고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 개혁이 충실히 이루어질 경우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을 위한 다음 단계로 이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전문위원-서울대 환경대학원 공학박사, 전 국회입법조사처입법조사연구관
가자지구 평화, 美 지속적 개입 없이 힘들어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을 모두 만족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민감한 사항은 생략되거나 모호한 문구로 구성된 합의안이 과연 지속적인 평화를 가져올 것인지에 대해서는 불확실하다. 일단 양측 모두 상대에 대한 불신이 매우 깊다. 합의 이후에도 양측의 소규모전투가 지속되고 있다. 당장 시급한 인도적 지원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질 것인지도 불확실하다. 지난 1월 양측은 인도적 지원을 위해 하루에 트럭 600대 분량의 구호물자가 반입되도록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의도적으로 검문을 강화하면서 반입을 지연시켰고 유엔 등 구호 기관에서는 충분한 구호물자를 지속적으로 반입할 역량이 부족했다. 더욱 어려운 점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완전 철수와 하마스의 무장해제가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철수 의사가 없음을 계속 표명하고 있으며, 하마스 역시 대원을 다시 소집해 이미 실질적 통치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임시로 이 지역을 관리할 평화위원회는 어떻게 운영되고 누가 책임을 맡을 것인지, 비용은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를 따질 경우 문제는 더욱 복잡해진다. 기본적으로 평화위원회는 하마스가 아닌 합법적인 팔레스타인 파트너를 필요로 하지만 과연 가능할지 의문이다. 설령 일부 팔레스타인인이 조직을 결성하더라도 이들의 대표성과 합법성에 대한 의문은 계속 제기될 수 있다. ISF에 어느 국가가 참여할지도 현재로서는 확실하지 않다. 설사 이스라엘이 진입을 허용하더라도 좁은 가자지구 내에 이스라엘군, 국제평화유지군(ISF), 하마스 전투원이 공존함에 따라 분쟁 가능성은 매우 커질 수 있다. 만약 하마스가 무장해제를 거부할 경우 ISF가 이들과 교전할 권리가 있는지, 이스라엘군이 이를 지원할 경우 합법적인지 등 무수한 갈등 요인이 잠복해 있다. 이 모든 과정이 기적적으로 잘 진행돼 가자지구의 평화가 유지되고 재개발을 통해 재건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더라도 나중에 이 지역을 누가 다스릴 것인지를 둘러싼 갈등은 여전히 존재한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의 자결권과 국가 수립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당장 무능력하고 부패한 조직으로 간주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를 어떻게 개혁할 것인지도 모호하다. 최소 500억달러(약 71조3600억원) 이상 소요될 비용을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주변국이 협력해 조달할지도 확신하기 어렵다.다만 무조건 미래를 어둡게 볼 필요는 없다. 과거 중동 역사를 살펴보면, 단기적 목적을 위한 예비 협정과 장기간에 걸친 이행 단계를 통해 갈등을 완화하거나 종식시킨 사례가 있다. 단계적 합의를 통해 점진적으로 상호 신뢰를 회복하고 모호한 문구를 보다 구체적인 내용으로 바꿀 협상 기회를 얻는 것이 합리적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각 단계가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강제할 수 있는 인센티브와 페널티를 어떻게 마련하는가에 달려 있다. 결국 미국이 이번 합의의 이행 여부까지 지속적으로 챙기고, 위반하는 측에 대해서는 강력한 처벌과 제재를 가할 것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 문제는 이러한 지속적인 개입에 대해 미국 고립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이 동의할 가능성이 작다는 데 있다. 미국 내부의 반발과 피로감이 전체 구도를 약화하거나 붕괴하게 할 경우 상황은 다시 악화할 수 있다. 포성은 멈췄지만 진정한 평화의 길은 아직 멀어 보인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 ‘시작이 반’이라는 속담과 격언을 믿고 싶을 따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