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무효’ 판결로 다시 대통령 선거를 치르고 있는 루마니아에서 후보는 바뀌었지만 또 극우 민족주의 성향의 후보가 1위를 차지했다. 4일 치러진 루마니아 대선 1차 투표에서 제오르제 시미온 루마니아단결동맹(AUR) 대표가 약 41% 득표율로 1위를 차지, 다음달 18일 예정된 결선 투표 진출을 확정지었다고 아에프페(AFP)와 루마니아 현지 언론 등이 5일 보도했다. 중도주의자이자 친유럽파인 니쿠쇼르 단 부쿠레슈티 시장은 약 21%로 2위를 기록, 야마토3 다음 결선 투표 때 시미온과 겨루게 됐다. 집권 연정이 공식 지지한 자유당 전 대표 크린 안토네스쿠는 약 20%로 3위를 기록해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이번 선거는 지난해 11월 대선 1차 투표가 무효화된 뒤 다시 치러지는 선거다. 당시 1차 투표에서 친 러시아·극우 성향의 무소속 후보 컬린 제오르제스쿠가 깜짝 1위(득표율 22.94%)에주식투자게임 올랐으나, 러시아로 추정되는 ‘외부 세력’의 여론 조작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루마니아 헌법재판소가 재선거를 명령했으며, 루마니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제오르제스쿠의 후보 재등록을 거부해 그는 이번 재선거엔 출마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1차 투표 때 4위였던 38살의 젊은 극우 정치인 시미온이 제오르제스쿠의 뒤를 잇겠다며 출마, 친유럽파인 다른 후보들을 릴게임알라딘 제치고 1위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어디로 튈지 모를 시미온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자 유럽은 물론 미국과 러시아 외교가도 긴장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유럽연합 회원국인 루마니아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대형 군기지와 미국 미사일 방어체계가 있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최적몽대사 근 루마니아에선 “우리 국민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끌어들이지 않겠다 ”(제오르제스쿠)는 민족주의적 수사가 전쟁에 지친 국민에게 인기를 얻었다. 자신이 당선되면 제오르제스쿠를 총리로 기용하겠다고 밝힌 시미온도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지원을 하는 것에 반대해 왔으며 난민 지원도 축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시미온은 공개적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s-oil 주식 시아 대통령을 ‘전범’이라고 비난하는 등 친러 성향도 아니라고 부인해 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MAGA) 운동을 지지한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드러내 왔으며, 자신이 대통령이 될 경우 루마니아에 나토 기지를 두고 미군이 주둔하는 것에 찬성하겠다고 비비시와의 인터뷰에서 밝히기도 했다. 루마니아는 대통령과 총리가 권력을 분점하는 이원집정부제로, 대통령은 5년 임기로 유럽연합 및 나토 회의에서 자국을 대표하며 군 통수권을 갖고 있어 대통령 권한도 상당하다. 누가 대통령이 될지에 따라 루마니아가 차우셰스쿠 독재 붕괴 이후 35년간 이어온 친 서방 노선을 유지할지, 아니면 유럽연합에 반기를 들지 갈리게 되는 셈이다. 반대 진영 결집 가능성도 있어 결선까지는 지켜봐야 한다. 루마니아 정치학자인 세르지우 미슈코이우 클루지나포카 바베슈-보여이대학교 교수는 “시미온 후보가 결선까지 선두를 지키려면 험난한 길이 남았다. 박빙 승부가 될 것”이라면서도 “민주주의 세력이 극우 세력에 맞서는 방어막을 구축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아에프페(AFP)·블룸버그 등 여러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했다. 아에프페는 “이번 대선 캠페인 과정에서 격렬한 상호 비방이 오간 탓에 친유럽 진영 내부의 골이 깊어졌다”며, 막판 중도파 결집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