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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자들은 알 길 없는 사람 속과 미래의 실마리를 종종 과거에서 찾는다. 천방지축 예측 불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속을 알 수 없어 세계가 휘청이는 시점에 ‘미국사’가 주목받는 이유다. 미국 샌디에이고시립대에서 종신교수직을 거친 ‘미국사 권위자’인 김봉중 전남대 명예교수는 매일경제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트럼프 시대를 이해하려면 미국의 정치, 경제, 문화의 역사를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전후 미국을 조명한 신간 ‘위험한 미국사’를 펴낸 김봉중 전남대 명예교수. 김봉중 교수

김 교수는 최근 방송·유튜브릴게임먹튀검증 방법
와 각종 강연 초청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어떻게 해석하면 좋을지 통찰을 들려 달라는 요청이 기업, 공공기관, 학교, 군부대 등 영역을 가리지 않고 들어온단다. 그만큼 미국의 결정이 우리에게 끼치는 영향은 크다. 김 교수는 “미국은 우리의 정치, 경제, 안보, 문화와 의식 구조 전반에 걸쳐 마치 거울과도 같다”며 “상장기업분석
거울이 때론 일그러져 보이기도 하지만, 그 거울을 통해 우리 자신을 마주해야 한다”고 했다.

최근 낸 저서의 제목을 ‘위험한 미국사’(알에이치코리아 펴냄)로 정한 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사에 끼칠 위험과 함께 미국사에 내재해 있던 극우화의 위험을 다층적으로 드러내기 위해서다. “백인 우월주의 등 미국 역사에서 반복돼 온인디에프 주식
어두운 그림자가 트럼프의 등장과 함께 다시금 부활했어요. 특히 이번에는 그 강도와 영향력이 과거 어느 때보다 커져 미국 사회에 실질적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김 교수는 트럼프 시대를 이해하기 위한 미국사의 가장 중요한 장면으로 1861~1865년 ‘남북전쟁’을 꼽는다. 노예제 찬반을 둘러싼 내전, 노예제에 찬성한 남부의 패배 이후야마토5
전쟁이 남긴 상처와 분열이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는 것이다. 또 1964년 흑인 권리 신장을 천명한 민권법 제정 이후 남부 백인 보수층의 저항 역시 잔재로 남아 지금의 극우 포퓰리즘을 불타오르게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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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반복되고, ‘이단아적 일탈’은 언제나 등장했습니다. 더 중요한 건 미국이 그때마다 혼란을 극복하고 다시 정상 궤도로 돌아왔다는 사실입니다. 이 ‘회복력’에 대한 믿음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죠.”

김 교수는 “진정한 위험은 위협적 세력 그 자체가 아니라, 신뢰가 무너지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지금의 미국 사회에도 이 정신을 지키는 이들이 더 많다고 본다”며 “지금의 ‘트럼프 광기’는 역사에선 일시적 해프닝으로 기록될 거라 믿는다”고 힘줘 말했다.
예컨대 남북전쟁 땐 노예 해방이란 가치를 지키며 연방을 재건한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경제 대공황 땐 신념을 잃지 않고 ‘뉴딜 정책’을 이끈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있었다. 김 교수는 특히 “링컨은 전쟁의 전환점이 된 1863년 게티즈버그 연설에서 단 한 번도 ‘미합중국’ ‘병사’ 등의 단어를 쓰지 않았다”고 짚었다. “링컨은 ‘그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그들’을 기억해 달라’고 했습니다. 남부에 대한 증오가 퍼지지 않도록 애쓴 것이죠. 통합은 그 나라가 지향하는 가치에 기반을 두고 분열을 넘어서는 일입니다.”
김 교수는 1991년 미국 샌디에이고시립대의 미국사 교수로 채용돼 1996년 종신직을 받았다. 이미 그의 강의는 유명했다. 1995~1996년엔 이 학교에서 동양인 최초로 ‘올해의 교수상’을 받았다. 학생회가 주도한 일종의 인기 투표 후 학생, 교수, 동문 대표들이 최종 선정해준 뜻깊은 상이었다고 한다. “요즘 말로 하면 학교 안에 제 ‘팬덤’이 형성됐던 셈이에요. 한국인이 가르치는 미국사지만 과감하고 진솔하게 강의했지요. 학생들로부터 ‘편향되지 않은 새로운 관점으로 가르쳐줘서 고맙다’는 말을 듣기도 했습니다.”
이후 종신직을 버리고 모교인 전남대에서 후학을 길러온 그는 “요즘 인공지능(AI) 시대 저술 활동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역사 지식은 AI가 제공하겠지만, 소셜미디어와 유튜브가 쏟아내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양질의 역사서가 좋은 ‘역사 배양분’을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난해 8월 정년 퇴임을 했지만 연구, 교육, 집필을 멈출 생각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