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오랜 공직 생활을 마치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이주해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한식당 '찬찬'의 박흥식 대표를 만났다. 자카르타 중심가인 CBD지역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는 한국 바베큐 전문점 '찬찬'. 지난 9월에 찾은 식당에는 인도네시아 손님들로 가득했다. 500제곱미터 규모의 식당에는 직원만 약 50여명 정도가 교대로 근무하고 있다고 한다.
▲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한식당 '찬찬'의 박흥식 대표. /인천일보DB
▲한류 씨티은행 아파트담보대출 인기에 한식당도 대박…"한식 BBQ 열풍 이끌어" 박 대표는 "한식당이지만 식당 손님 90% 이상이 현지인들이고요.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으로는 한식 BBQ하고 잡채, 김치 등 다양합니다"며 소개한다. 인도네시아의 한류 열풍이 바로 한식당 성공의 1등 공신. 그는 "인도네시아의 한류 열풍은 전세계적으로 아이폰재무계산기 도 유명하죠. 수시로 한국 연예인들의 공연이나 팬 사인회가 열리면 현지인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죠. 결국 한국 음악 뿐만 아니라 영화, 음식, 뷰티 등 한국 문화 전반으로 좋은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저희 식당도 큰 도움을 받고 있죠" 오히려 이제는 너무 많이 생긴 한국음식점으로 인해 경쟁이 심해졌다고 한다. 박 대표는 "현지인들이 한국 음식에 미국저금리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어서 코로나 이후 한국식당이 이전에 비해 한 3배 정도 늘었어요. 이제 한식당끼리 경쟁이 더 심해지긴 했지만 저희 식당은 현재까지 잘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죠"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인천에서 공무원 명퇴하고 자카르타에서 '제2의 인생' 시작 박 대표는 인천에서 오랫동안 공직생활을 했다. 인천시 우리저축은행 와 인천도시공사에서 근무하다 2017년 명예퇴직을 하고 가까운 친척이 먼저 자리를 잡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오게됐다. 박 대표는 "예전부터 자카르타 친척집에 수시로 놀러 왔다가 이곳에서의 사업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하에 준비 작업을 거쳐 2017년도 5월에 어학연수를 시작으로 넘어왔죠. 3개월 어학연수 받고 현지 식당과 동업도 하며 대출신청 수업료를 좀 내면서 배웠죠. 3년 전 아들 승찬이와 함께 현재 식당인 '찬찬'을 개업하게 됐죠"라며 정착 스토리를 들려준다. 이곳에서 정착하기까지 여러 가지 어려움도 있었다. 한국과 다르게 이곳은 물과 전기부터 어려움이 따른다. 박 대표는 "기본 인프라가 부족해 물과 전기도 안정적으로 공급받기가 쉽지 않아요. 특히 물 같은 경우는 수질이 한국과 달라 일정한 퀄리티를 유지하기 위해 참 많은 공을 들였고 지금도 가장 신경을 많이 쓰고 있죠" 라고 밝혔다. 특히 가장 큰 시련은 한참 식당에 자리를 잡아가던 시점에 터진 코로나 사태였다. 그는 "당시 코로나 사태 때는 모든 사람들이 다 어려움을 겪었던 때라 처음에는 무척이나 당황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슬기롭게 잘 넘긴 것 같아요. 더구나 언어 등의 문제까지 겹치면서 위험한 상황도 있었지만 꾸준한 노력으로 잘 돌파해서 지금은 자카르타에서 나름 이름 있는 한식당으로 위치를 차지하고 있죠"라고 자평한다.
▲ 박흥식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한식당 '찬찬' 대표의 기부활동 모습. /인천일보DB
▲"가장 힘들 때 나눔 결심"…도시락에서 시작해 고아원·장학금까지 확대 코로나 사태가 큰 시련만 준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박 대표에게는 새로운 희망과 용기를 주기도 했다. 가장 힘들 때 바로 나눔을 결심한 것이다. 박 대표는 "2020년 초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식당 경영사정이 무척 어려울 때 아들 승찬이가 아이디어를 내 처음에는 자카르타 내 코로나 지정 병원 8군데에 근무하는 종사원들을 위해 도시락 기부를 시작했죠. 이후 고아원 지원과 장학금 사업으로 확대하면서 현재까지 약 5년 6개월 동안 꾸준하게 기부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노력은 인도네시아 현지인들까지 감동시켰다. 현지인 친구들의 적극적인 도움과 참여로 사회복지 법인까지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그는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 날 순차적으로 돌아가면서 고아원 기부를 하고 있고, 한국 선교사들이 운영하는 2곳의 사회복지법인에 금전 지원은 물론 장학사업까지 조금씩 늘려가고 있는데 향후에는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조그마한 직업학교를 세워 고기잡는 법을 알려주는 계획을 가지고 있어요. 차근차근 예산을 확보하고 있죠"라며 기부활동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왜 기부를 결심하게 됐을까. "기부 활동을 하게 된 건, 제가 명퇴하고 늦은 나이에 이곳에 와서 어려움 속에서도 현지 친구들의 도움으로 자리를 잘 잡다 보니까 늘 가지고 있는 생각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친구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었죠. 이런 감사함을 단순히 금전적으로 돌리는 것보다는 오히려 좋은 곳에 지속적으로 기부하는 게 낫다고 판단을 해서 아들과 함께 지금 매월 음식도 만들고 또 생필품, 경비 지원도 하면서 기부활동을 확대하고 있죠"라고 속마음을 터놓는다.
▲ 박흥식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한식당 '찬찬' 대표의 기부활동 모습. /인천일보DB
▲인천 향한 애틋한 마음…인천-인도네시아 가교 역할 맡고 싶어 그에게 인천이란 어떤 의미일까. 그는 지난 여름 인천을 조용히 방문했었다. "얼마 전에 인천에 다녀왔는데 송도 센트럴파크 근처에다가 숙박을 정하고 매일 아침 인천을 달렸어요. 무척 인천이 그리웠거든요. 친구들도 그립고. 하지만 여기서 사업을 하면서 잘 버티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사업을 더 공고히 하고 확장하는 데 애를 쓰려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인천에 와서 지인들을 만나고, 회포도 풀고 싶지만 아직은 인도네시아 현지 사업성공을 위해 애써 참고 있는 것이다. 다만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교류에는 적극적이다. 그는 "현재 지방자치단체로 보면 자카르타에 한 세 군데 지방자치단체가 협력 사무실을 두고 운영을 하고 있는데 인천시도 기회가 되서 자카르타와의 교류에 나선다면 나름대로 기여를 하고 싶습니다"고 밝혔다. 향후 계획에서 대해서는 현재 운영 중인 식당 이외에서 여러 사업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박 대표는 "최근 인도네시아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경제적으로 침체되어 있는 분위기에 있어요. 현재로서는 가게 운영에 최선을 다하고 천천히 그리고 착실하게 준비해서 좋은 사업들을 진행을 할까 합니다"라면서 "개인적으로는 운동 열심히 하고 또 공부도 열심히 해서 건강한 모습으로 제2의 인생을 열심히 살았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한다. ?박승찬 셰프 "아버지와 서로 존중…'부전자전' 어우러져 성공"
▲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찬찬' 레스토랑 박승찬 셰프 /인천일보DB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한식당 '찬찬' 레스토랑에서 박흥식 대표를 도와주고 있는 아들 박승찬 셰프. 해외에서 살고 싶다는 어릴 적 소망을 위해 그동안 착실히 준비해 온 박 셰프는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5년째 아버지와 동업하며 자신만의 꿈을 만들어가고 있다. 박 셰프는 "어릴 적 인도네시아 사는 삼촌 만나러 한번 놀러 왔었는데 참 인도네시아인들이 마음씨도 착하고 마음이 따뜻하다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한국보다는 이 나라에서 사는 것도 괜찮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대학교도 한국외대 인도네시아 통번역학과에 들어갔죠. 나만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평소 좋아하던 요리를 발전시켜 각종 자격증도 따고 인도네시아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할 준비를 해온 거죠"라며 설명한다. 아버지 박흥식 대표와는 달리 오래 전부터 인도네시아 정착을 위해 준비해온 그였다. 그는 "아버지가 인도네시아에서 제2의 인생을 준비할 때 솔직히 많이 안 도와드렸어요. 비자발급부터 언어까지 어려움이 많겠지만 혼자 잘 하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어서 일부러 그랬죠. 근데 아버지가 열심히 자리 잡으려고 노력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는 서로 응원하는 사이가 된 것 같아요"라며 "아버지는 홀에서 식당 경영을 책임지고 저는 주방에서 음식을 책임지면서 다른 분야에서 다른 장점이 어우러지며 빨리 자리를 잡을 수 있었죠"라고 말한다. 아들 승찬씨가 생각하는 박 대표는 어떤 모습일까. "아버지는 사실 공직 생활을 오래 하셔서 많이 딱딱하고 좀 변화를 싫어하고 그러실 것 같은데 실제는 오히려 정반대인 것 같아요. 제가 좀 더 고지식하고 아버지는 이것저것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스타일이라 처음에는 다툼도 있었죠. 그러다가 한 1년 차 2년 차 되고 서로를 알아가면서 이제는 서로의 위치를 존중하며 중심점이 잘 맞춰진 것 같아요. 서로의 장점이 합쳐지면서 이렇게 빨리 잘 성공할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박 셰프는 '찬찬' 이외에서 인도네시아에 조그마한 식당을, 인천에는 작은 빵집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그는 "여러 식당을 운영하면서 어려움이 많았는데 그 때마다 아버지는 어떻게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할때가 많아요. 지금도 아버지한테 많이 배우고 있죠"라며 환하게 웃는다. /남창섭 기자 csnam@incheon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