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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재은수습 =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고 계약했다가 요금이 두 배로 올랐어."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만난 김대성(93)씨는 휴대전화 불공정 피해를 호소하며 이같이 말했다. 홀로 거주하는 탓에 도움을 청할 곳이 없다는 그는 "이런 현실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토로했다.
6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현금 지급, 공짜폰 등 통신사 영업 과정에서 휴대폰 계약에 지식이 없는 노인층을 겨냥한 '불공정' 피해가 늘어나릴게임횡금성
고 있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고, 계약 검토를 도와줄 가족·지인이 없는 고령자 1인 가구일수록 피해 가능성이 높다.
현금 40만원을 지급한다는 조건에 통신사를 옮긴 김씨는 기존 단말기를 계속 사용하는 데도 요금이 두 배 가까이 올랐다고 했다. 위약금 부담에 해지도 쉽지 않았다. 대면 소통이 익숙하다는 그는 "전화로만 계약해 상세하게유화증권 주식
물어볼 기회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비슷한 사례는 적지 않다. 80대인 박형수(가명)씨는 "스마트폰이 필요해 대리점을 찾았다가 중고품을 새것인 줄 알고 샀다"며 "약 하나 먹더라도 복용법이 있는데 사용법 설명조차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계약 취소도 거절당해 경찰에 고소하는 소동 끝에 환불받았다. 박씨는 "사건에이치엘비 주식
을 해결하는 일주일 동안은 뺑뺑이를 도느라 일당도 못 벌었다"고 말했다.
고령층이 겪는 피해는 통계로도 드러난다. 이동전화서비스는 65세 이상 고령소비자가 피해 구제를 신청하는 상위 1~2위 항목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4년 10월까지 고령자 전체 피해 구제 신청 중 이동전화서비스 비율은 매년 12~16%에 달했다현대에이치씨엔 주식
.
그러나 고령소비자의 이동전화서비스 피해구제 합의율은 평균 35.1%에 불과했다. 전 분야에서 고령소비자가 평균적으로 합의하는 것(47.5%)보다 12%포인트가량 낮았다.
한국소비자원은 "고령 소비자는 계약 당시 설명과 계약서 내용이 달라도 이를 인지하거나 입증하기 어려워 피해 구제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양귀비예시
[서울=뉴시스]
판매자 측은 고령 소비자에게 계약 당시 약관을 설명했다는 입장이다.
서울 종로구의 한 대리점에서 일하는 A씨는 "어르신들은 두세 번 설명해 드리고 다음 날 확인 전화까지도 한다"며 "알겠다 하시고도 뒤돌아서면 몰랐다고 하시니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직원인 B씨도 "계약서에 당신이 서명했고 계약 내용이 이행되고 있다면 사기는 절대 아니다"며 "계약서를 보여드려도 '글씨가 조그마한데 보이겠느냐', '네가 시켜서 했다'고 하시니 당황스럽다"고 항변했다.
고령 소비자는 노안과 청력 저하 등 신체적 제약과 디지털 문해력 한계 등으로 계약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거나 기록으로 남기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 탓에 '설명했다'는 판매자와 '몰랐다'는 피해자 간 진실 공방이 반복되고 있다.
시민들은 '공짜 휴대전화'나 '현금 지원' 등에 혹하면서도 자칫 사기로 이어질까 주의한다고 말했다. 50대 소비자인 강구하씨는 "말발에 빨려 들어갈 때도 있지만 카드 실적 등 할부금으로 납부될 걸 알아서 섣불리 사지 않는다"고 했다.
딸의 도움을 받아 휴대전화를 구입한다는 전모(64)씨는 "잘 몰라서 유튜브로 많이 찾아본다"며 "자녀 없는 노인들은 엄청 바가지를 쓸 거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선 소비자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청약철회나 피해구제 제도는 마련돼 있다"며 "취약계층 자체의 역량 강화 교육이나 홍보가 지속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고령층의 이해 한계를 고려한 지원책과 규제 제도도 제안됐다.
남찬섭 동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인들은 휴대전화 기기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판매점이 복잡하게 설명하면 잘 이해하지 못한다"며 "휴대전화를 바꿀 때 사회복지사가 동행해 일종의 사회적 네트워크가 되어주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언했다.
허경옥 성신여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취약계층 대상 불공정 행위에는 징벌적 과세 도입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