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장기 투자할 경우 세제 혜택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구체적인 인센티브 강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이 대통령은 적극적 내수 회복, 국익 중심의 통상 강화, 초혁신 기술 투자 확대, 과감한 균형 성장 전략 수립 등 내년 경제성장 전략 방향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내년에 코스피 5000과 잠재성장률 2%대 회복 등을 달성하기 위해 정책 역량을 총동원할 전망이다.
11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집권 2년 차에 접어드는 내년 경제 성적표가 특히 중요하다는 점을 국무위원들에게 각인시켰다.
이 대통령은 "관세협상이라고 하는 큰 산을 넘었지만 우리 앞에 많은 과제가 여전히 놓여 있다"며 "경제의 기초체력을 보다 강화하고, 국민 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토대를 더 튼튼하게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구 부총리는 '2026년 경제성장 전략' 주요 내용을 보고했다. 큰 방향은 거시경제 및 민생 안정, 성장동력 확충, 양극화 구조 극복, 지속성장 기반 확충 등 4가지다.
구 부총리는 "거시경제 및 민생 안정에는 부동산, 물가, 소상공인, 서민 등 부문별 거시경제 전략을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최대 이슈는 부동산과 물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부동산 대책으로 거래는 줄었지만 여전히 강남 등에서는 신고가 행렬이 이어지며 서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풍부한 유동성과 금리 인하 기조, 공급 절벽 등이 겹쳐, 특히 서울 부동산 가격이 내년에 다시 추가적으로 반등할 경우 꺼낼 수
있는 카드가 결국 종합부동산세 인상, 공시가격 현실화 등 보유세 강화밖에 없어 정부도 고민이 깊은 상황이다.
물가 역시 유동성과 직결된다. 이미 10월 소비자물가가 2.4%나 오르면서 내년 인플레이션 불안감을 높였다.
다시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식료품, 농수산물 물가 불안은 계속될 전망이
다.
이 대통령도 "서민의 삶이 가장 중요하다"며 "물가 안정에 각별한 노력이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유통 구조 개선안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달라"며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슈링크플레이션(가격은 유지하고 용량은 줄이는 방식) 같은 꼼수에 대해 제도적 보완책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부총리는 성장동력 확충 과제로 인공지능(AI) 대전환과 초혁신 경제 본격 추진, 연구개발(R&D) 혁신, 청년·중장년층 고용 촉진, 저출생 대응, 외국인력 전략적 활용 등을 제시했다. 양극화 구조 극복을 위해서는 지방 우대, 지역 관광 촉진, 중소기업 기술 탈취 방지, 노동시장 이중 구조 완화, 퇴직연금 기금화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정부가 내년 증시 부양과 성장률 제고를 위한 큰 그림을 제시한 날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높였다.
KDI는 지난 8월 전망에서 우리 경제가 올해 0.8%, 내년에 1.6% 성장할 것으로 봤지만 이번에 올해 전망치를 0.9%, 내년 전망치를 1.8%로 각각 올렸다.
정규철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은 "내년에도 반도체 경기가 더 좋을 것으로 보이고, 8월에 알 수 없었던 내년 예산이 확장적으로 편성돼 성장률 전망치를 올리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KDI는 그동안 보수적으로 평가했던 내수, 민간 소비에 대한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꿨다. 반면 내년에 수출은 미국발 관세 인상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올해보다 크게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무엇보다 KDI는 재정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는 방식으로 단기적으로는 경기를 살릴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인 잠재성장률 하락을 막지는 못한다고 경고했다. KDI는 이날 펴낸 보고서에서 "경기 부양책에 대한 지나친 의존은 경계해야 한다"며 "한계기업은 퇴출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유연한 노동시장을 구축해 경제 전반의 생산성 개선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지웅 기자]
